[인터뷰]문예원 "늦깎이 배우? 금방 뜰게요"···아일비백
[인터뷰]문예원 "늦깎이 배우? 금방 뜰게요"···아일비백
  • 뉴시스
  • 승인 2019.04.0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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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 남설희 역 배우 문예원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4.02. 

탤런트 문예원(28)은 ‘자신감이 무기’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영화 ‘곤지암’(감독 정범식)으로 늦깎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지만 조급증은 없다.  

최근 시청률 2%대로 막을 내린 JTBC 드라마 ‘리갈 하이’도 아쉽기보다 “배운 점이 더 많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리갈하이’는 승률 100% 변호사 고태림(진구)과 법만 믿는 초짜 변호사 서재인(서은수)의 이야기다. 문예원은 재인의 대학 동기 ‘남설희’로 분했다. 건물 재벌 아버지를 둔 ‘금수저’로 많은 남자들의 대시를 받았다. 법관의 꿈을 키웠지만, 3년 재수 끝에 포기하고 커피숍 사장으로 살았다.

“오디션에 갔을 때 예쁜 여배우들이 많아서 ‘설마 내가 되겠어?’ 싶었다. 선보는 장면을 연기해 민망했지만 남자들을 유혹하는 모습을 잘 살려 감독님이 좋게 봐준 것 같다. 실제로는 전혀 금수저가 아니다. 처음 극본을 봤을 때 설희가 시험에 떨어진 자격지심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굉장히 쿨하고 소신있게 산다. 직설적인 설희와 비슷한 점이 많다. 조심하려고 하는데, ‘유학 갔다 와서 그런가?’ 얘기하는 분들도 있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 남설희 역 배우 문예원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4.02.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 남설희 역 배우 문예원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4.02.

설희는 ‘법대생이 고시 떨어져 하는 가게가 잘되는 게 이상한 거 아니니?’라고 당당하게 외친 인물이다. 한 때 회계사를 꿈꾼 문예원은 누구보다 설희에 공감했다. 

“나도 ‘공부를 계속했다면 어땠을까?’, ‘배우의 삶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설희와 닮은 점이 많다”며 “다른 사람들은 설희가 고시에 떨어져서 속상하고 자격지심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온전히 자신을 믿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 나도 지나간 것은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배운 것이 정말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절친으로 나온 서은수(25)와 호흡은 어땠을까. 방송 초반에는 어색한 모습을 숨길 수 없었다.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춰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은수가 동생인데도 많이 챙겨주고 응원해줬다”면서 “이 작품을 통해 친구가 됐다”며 미소 지었다.

‘내가 재인 역을 연기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상상도 한 번 쯤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생각해 본 적 있다. 재인이 대사 중에 ‘삐약삐약 병아리’가 있다. 은수는 노란색처럼 상큼하고, 그 대사와 정말 잘 어울린다”면서도 “내가 연기했다면 재인이는 조금 강인한 여자가 됐을 것 같다. 어떻게든 병아리 같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고군분투하면서도 은수와 다른 노란색을 찾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 남설희 역 배우 문예원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4.02. 

문예원에게 ‘리갈하이’는 배움의 장이었다. 특히 고태림 법률사무소 사무원이자 집사인 ‘구세중’ 역의 이순재(85)에게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 첫 극본 리딩 때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켜야 한다’며 ‘코믹물일수록 딕션을 정확하게 하고, 오버하면 안 된다’는 조언을 마음에 새겼다.  

“이전에 선생님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감동 받아서 SNS에 올린 적이 있다”며 “리딩 때 선생님과 한 공간에 있는 자체가 좋다 못해 무섭더라. 선생님 앞에서 대사를 하려고 하니 떨렸다. 옆에서 해주는 말씀 하나하나 새겨들으면서 연기했다”고 귀띔했다.

“선생님이 출연한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러 갔는데 느낌 자체가 다르더라. 스토리가 주는 감동도 있지만,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무대에서 연기하고 관객들 만나는 모습을 보고 존경심이 들었다. 숙연해지면서 나를 돌아보게 됐다. 선생님처럼 롱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 남설희 역 배우 문예원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4.02.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 남설희 역 배우 문예원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4.02.

 

문예원은 원래 골프 선수를 꿈꿨다. 중학생 때 피지로 떠났지만, 실내에서 골프 칠 때와 달리 “실외는 너무 덥고 지루했다”면서 웃겼다. 이후 고등학생 때 미국으로 유학, 회계사를 꿈꾸며 공부에 열중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뒤 춤에 흥미를 느꼈다. 25세 때 연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댄스팀 단장으로 활동하며 20명의 팀원을 이끌었다.

“부모님은 계속 공부하길 바랐지만, 중학교 시절 축제 무대에서 원더걸스의 ‘텔미’를 춘 기억이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 때 희열을 잊지 못해 스무 살 때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댄서의 길을 택했다. 연기는 노래, 춤 모든 게 합해진 종합예술 같다. 스물 다섯 살 때 처음 연기학원에 등록하고, 스물 여섯 살인 2016년에 대학에 입학했다. 그해 10월 처음 오디션을 본 영화 ‘곤지암’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곤지암’ 개봉 전까지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관객수 260만명이 넘고 운이 좋았다.” 

‘곤지암’ 출연 전까지는 공포영화를 한 번도 본적이 없을만큼 겁이 많다. 극본만 봐도 너무 무서워서 “굳이 연기를 안 해도 됐다”고 돌아봤다. 요즘 ‘곤지암’에 함께 출연한 박성훈(34), 위하준(28), 박지현(25) 등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문예원은 “지금도 카톡방이 있다. 기사가 나면 캡처해서 올리고, 서로 축하해준다. 작품에 들어가면 모니터링해주고, 응원한다. 곤지암 멤버들이 잘 돼서 정말 기쁘고, 건강한 자극이 된다”며 “아직은 문예원 하면 ‘곤지암’, ‘리갈하이’ 밖에 안 떠오르지만, 앞으로 더 많은 대표작이 생겼으면 좋겠다. 액션과 사극도 하고 싶다”는 의욕이다. 

문예원은 “다음에는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이렇게 돼서 올게요~“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쾌하고, 당당하고, 자신감 넘쳤다. 밝은 에너지는 주위사람마저 기분 좋게 만들었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 남설희 역 배우 문예원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4.02.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 남설희 역 배우 문예원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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