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 상승, 차주들의 부담 더욱 커질 전망
대출 금리 상승, 차주들의 부담 더욱 커질 전망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10.18 0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22년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8월(2.96%)보다 0.44%포인트 오른 3.40%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3%를 돌파한 것은 2012년 7월 이후 약 10년만이다.

시중은행들은 다음날인 18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를 반영하게 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잔액기준과 신 잔액기준 코픽스도 전월 대비 역대 최대 상승폭을 경신했다. 9월 잔액기준 코픽스는 2.25%에서 2.52%로 0.27%포인트 상승했다.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2.04%로 전월 대비 0.25%포인트 올랐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50~6.95%로 집계됐다.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89~연 7.10%로 이미 상단이 연 7%를 넘어섰다. 이날 발표된 코픽스가 적용되면 18일부터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코픽스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연 3%로 0.5%포인트 인상했다. 4, 5, 7, 8월에 이은 다섯 차례 연속 인상이자 두번째 '빅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올리는 것)'이다.

이번 코픽스의 경우 앞서 지난 8월 말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았다. 당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은행권은 일제히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인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차주들의 원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족과 '빚투'(빚내서 투자)족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억원의 주담대(원리금균등상환, 연 3%금리, 30년 만기)를 받았다고 가정하면 매달 원리금은 빌릴 당시 210만원 정도다. 하지만 금리가 6%로 올랐다고 가정하면 원리금은 약 300만원이 된다. 8%가 되면 360만원 가량이 돼 처음 빌릴 때보다 150만원 가량이 더 높아진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빅스텝 인상분이 반영되면 가계 금리는 더욱 큰 폭으로 뛸 수 밖에 없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당분간 강력한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물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가 미국과의 금리차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단행한 가운데 다음달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을 또 한번 더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이번에도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 수준으로 한국(연 3%)과의 금리 격차(상단 기준)는 1%포인트까지 벌어진다.

금리 역전의 폭이 커질수록 외국인의 자본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한은이 내달 금통위에서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향후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연내 8%를 넘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결정 회의가 연내 두번 남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금리 차가 크지 않으니, 한은은 최소한 빅스텝 이상의 금리 인상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