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당한 킨도 잘못? 보누치, 다른선수들이 '뭇매'
인종차별 당한 킨도 잘못? 보누치, 다른선수들이 '뭇매'
  • 뉴시스
  • 승인 2019.04.0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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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텔리 "보누치, 내가 거기 없었다는 걸 행운으로 여겨야"
스털링 "웃음 밖에 안 나온다"
비판 이어지자 보누치 "인종차별 절대 안 돼"
모이세 킨. 골을 넣은 후 자신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칼리아리 서포터를 상대로 세리머니를 벌였다.
모이세 킨. 골을 넣은 후 자신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칼리아리 서포터를 상대로 세리머니를 벌였다.

인종차별을 당한 유망주를 감싸기는커녕 "잘못이 있다"고 질책한 이탈리아 국가대표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유벤투스)가 동료선수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비난이 이어지자 결국 사과했다.  

유벤투스의 모이세 킨은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칼리아리의 사르데냐 아레나에서 열린 2018~2019 세리에A 30라운드 유벤투스와 칼리아리의 경기에서 칼리아리 관중으로부터 경기 내내 인종 차별 행위를 당했다.  

그의 아버지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출신 흑인으로 킨의 피부도 검다. 칼리아리 관중이 이에 대해 모멸적 발언을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킨은 팀이 1-0으로 앞선 85분 쐐기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하며 2-0 승리를 견인했다. 골을 넣은 후 칼리아리 서포터를 향해 양팔을 벌리는 세리머니를 하며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행동을 보였다. 경기 후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세리머니 사진을 올리고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 후 보누치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보누치가 킨의 행동을 놓고 "세리머니는 동료들과 펼치는 것이다.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내가 보기에 잘못은 50대 50이다. 킨도 그런 행동을 해선 안 되고 서포터도 그렇게 나서선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엄연한 인종차별 피해자인 팀 동료를 오히려 꾸짖는 듯한 뉘앙스다.  

이 발언을 들은 다른 선수들이 분노했다. 

킨과 같은 아프리카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이탈리아 국가대표를 지낸 마리오 발로텔리(마르세유)는 킨의 소셜미디어에 "보누치는 내가 거기 없다는 걸 행운으로 여겨야 할 것 같다. 너를 감싸지는 못할망정 그런 말을 했다니 정말 충격이다. 킨, 널 사랑한다 형제여"라고 썼다.  

발로텔리는 과거 "이탈리아만큼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최근 몬테네그로와 국제 A매치 도중 관중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라힘 스털링(맨체스터시티)도 소셜미디어에 이 글을 인용하며 "(보누치의 발언은) 어이가 없다.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유벤투스 출신으로 킨과 인연이 있는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또한 킨의 세리머니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모두 동등한 사람이다. 인종차별에 투쟁하는 모든 행동을 지지한다"고 올렸다. 네덜란드 국가대표 공격수 멤피스 데파이도 킨을 지지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보누치는 고개를 숙였다.  

 소셜미디어에 킨을 안아주는 사진과 함께 "어제 경기가 끝난 후 바로 인터뷰를 하느라 오해가 생겼다.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나 성급했다"면서 "나는 인종차별을 단호하게 반대한다. 절대 용납되어선 안되는 행동"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는 인종차별로 왕왕 문제를 겪는다.지난해 1월에는 칼리아리 서포터가 마튀디를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해 경기 후 칼리아리 구단이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엔 나폴리의 세네갈 출신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를 향해 인터밀란 팬들이 원숭이 소리를 내 물의를 빚었다. 2017년에는 독일의 흑인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첼시)가 과거 몸담았던 AS로마와 경기에서 AS로마 팬들에게 인종차별 피해를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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