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올린다"…파월 입에 떨고 있는 대출자들
"금리 더 올린다"…파월 입에 떨고 있는 대출자들
  • 뉴시스
  • 승인 2022.11.0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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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기준금리 4%로, 내년 상반기 5~6% 전망
한은 따라가며 시장금리 올라, 대출이자 10% 시대 임박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 속도를 줄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라며 "이르면 다음 회의(12월)나 그다음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정필 기자 = 미국이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우리나라 대출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미국의 보폭을 따라갈 것으로 예상돼 올해 연말을 넘어 내년에도 차주들의 이자 상환액은 계속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0~3.25%%에서 3.75~4.0%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지속되며 9월에도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2%에 달하자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4회 연속 강행한 것이다.

이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본격적인 4% 시대로 접어들었다. 미 기준금리가 4%대에 진입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후 "금리인상 중단은 시기상조"라며 "여전히 갈 길이 남아 있다. 최종 금리 수준은 이전에 예상한 것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파월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에 미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정점이 5%를 넘어 6%대에 다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FHN파이낸셜 전략가들은 연준이 내년 6월까지 기준금리를 6%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날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1.0%포인트로 확대됐다. 한은 입장에서는 빨라진 연준의 보폭을 일정 수준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질수록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인 오는 24일 기준금리를 현재 3%에서 3.25%나 3.5%로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연준의 인상폭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 4%대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경우 시장금리가 따라 오르면서 은행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부담은 계속 불어나게 된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 여신금리는 상단이 7%를 넘어 8%를 향해가고 있다.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금리차)를 감안하면 내년에는 9~10%대에 다다를 전망이다.

주담대 4억원을 30년 만기의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갚을 경우 금리 5% 때 매달 내는 돈은 215만원이다. 매월 104만원의 이자가 붙는다. 같은 조건에서 금리가 8%로 3%포인트 오르면 이자는 182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치솟게 된다. 매달 원리금 상환액은 294만원 규모로 불어난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전후로 최대 1.5%포인트 수준이었다"며 "연준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 내년에 5~6%까지 오른다면, 한은도 4% 이상으로는 맞추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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