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한 푼 추신수·못 푼 푸이그…내년에 볼 수 있을까
우승 한 푼 추신수·못 푼 푸이그…내년에 볼 수 있을까
  • 뉴시스
  • 승인 2022.11.1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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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만 41세 추신수 "조금 더 고민해보겠다"

푸이그 "미래는 예측할 수 없어"
조수정 기자 =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5-4로 4선승 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SG 추신수가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김희준 기자 =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한(恨)을 푼 추신수(40·SSG 랜더스)와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를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볼 수 있을까.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추신수는 묵은 한을 풀었다.

추신수는 MLB에서 16시즌을 뛰며 정상급 외야수로 활약했지만, 유독 월드시리즈 우승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신시내티 레즈 시절이던 2013년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던 2015년과 2016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를 경험했지만, 더 높은 무대를 밟지는 못했다.

가을야구 정상을 향한 꿈을 추신수는 수 차례 이야기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SSG와 계약하며 전격 KBO리그행을 택한 추신수는 우승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KBO리그 입성 당시 추신수는 "이기러 한국에 왔다. SSG의 우승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한국행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2015~2016년 텍사스에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경험했던 추신수는 SSG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을 때에도 "더 중요한 것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SSG가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4승 2패로 물리치고 정상에 등극하면서 추신수는 꿈을 이뤘다. 우승을 차지한 후 추신수는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올해 만 40세인 추신수는 타율 0.259 16홈런 58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812의 성적을 거뒀다. 전성기적과 기량은 아니지만, 출루 능력과 나이를 잊게 하는 빠른 발은 여전했다.

9월 1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늑간 미세 골절 진단을 받고 일찍 시즌을 마친 추신수는 부상에서 회복해 한국시리즈에 나섰고, 6경기에서 타율 0.320(25타수 8안타)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에 힘을 더했다.

내년이면 추신수는 만 41세지만, 출루 능력과 선구안을 고려할 때 여전히 SSG의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해줄 수 있다는 평가다. 추신수는 지난 2년간 SSG의 훌륭한 더그아웃 리더이기도 했다.

SS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뒤 추신수는 '내년에도 우승에 도전해야하지 않냐'는 질문에 "손가락이 10개인데, 반지를 낄 손가락이 9개 남아있다"며 웃어보이면서도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 지금 당장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는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추신수와 마찬가지로 우승의 한을 풀고자 했지만, 이루지 못한 푸이그의 거취에도 눈길이 쏠린다.

화려한 MLB 경력을 자랑하는 푸이그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서 본 적은 없다.

권창회 기자 =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키움 푸이그가 눈물을 닦고 있다

그는 다저스 소속이던 2017년과 2018년 월드시리즈 무대에 섰다.

다저스는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으나 결국 3승 4패로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이후 휴스턴이 당시 WS에서 '사인 훔치기'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다저스는 억울함마저 느껴야했다.

이듬해에도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1승 4패에 그치면서 우승 트로피를 넘겨줬다.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에 나선 키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를,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연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오른 뒤 푸이그는 우승을 향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으로 활약해 키움을 한국시리즈로 인도한 푸이그는 "꼭 우승을 쟁취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면 팀 동료들을 마이애미에 있는 집에 초대하겠다"고 공약도 내걸었다.

그러나 키움이 SSG에 우승 트로피를 내주면서 푸이그는 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키움이 3-4로 진 뒤 푸이그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MLB에서 정상급 기량을 뽐내면서도 각종 기행을 벌여 '악동'으로 불리기도 했던 푸이그가 키움에 합류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KBO리그에서 뛰는 동안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도중 푸이그는 "한국에서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내 삶 전체가 달라졌다. 한국의 인내심과 배려심이 많은 문화에서 내가 더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푸이그는 한국시리즈 기간 내년에도 키움에서 뛸 생각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신 만이 알 수 있는 결정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며 "최종 목표는 미국에서 다시 야구하는 것인데, 그러지 못하면 한국에서 뛸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키움이 재계약 의사를 갖고 있어, 푸이그의 거취는 개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푸이그도 한국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지만, KBO리그에서 악동 이미지를 지운 푸이그를 향해 미국이나 일본에서 러브콜이 올 수도 있다.

푸이그가 다시 미국에서 뛰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는 만큼 MLB에서 나쁘지 않은 제안이 온다면 키움을 떠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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