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월평균 취업자수 정부 목표치 넘겨…재정투입효과 언제까지
1분기 월평균 취업자수 정부 목표치 넘겨…재정투입효과 언제까지
  • 뉴시스
  • 승인 2019.04.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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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수 증가폭 두달째 20만명대…1분기 평균 17만7천명
직접일자리사업 효과에 노인·보건복지업 부문서 증가폭↑
"재정투입은 조삼모사" vs. "20대·50대서도 긍정적 시그널"
제조업 부진 1년째 지속…홍남기 "각별한 정책 대응 강구"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19년 마포구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참여자 통합모집' 참가자들이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19년 마포구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참여자 통합모집' 참가자들이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올해 들어 첫 달을 제외하면 고용 지표가 비교적 큰 폭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월평균 취업자 수는 이미 정부 목표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개선 흐름이 2분기를 넘어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다.

2월에 이어 3월에도 노인 일자리 사업의 효과가 고용 개선에 주요하게 기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경기 부양을 위해 사업을 앞당겨 집행했던 만큼 이로 인한 고용 회복세의 지속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자리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연령대나 업종에서도 미미하게나마 고용 상황이 개선된 측면이 있어 방향을 섣불리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5만명 늘었다. 지난 2월 26만3000명 늘어난 데 이어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의 증가 폭을 유지한 것이다.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 수가 9만7000명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개선된 수치다. 1~3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을 단순 평균해 보면 약 17만7000명이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취업자 수는 2680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만명 증가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취업자 수는 2680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만명 증가했다.

1분기까지만 보면 올해 정부 목표치인 15만명은 이미 달성한 상황이다. 지난해 고용 상황이 크게 악화하면서 정부 전망치는 당초 예상의 반토막으로 깎였었다. 정부에선 고용 문제를 지속해서 숙제로 꼽아 왔던 만큼 연초 지표 상황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간담회에서 "전반적으로 고용 회복의 기미가 강화되는 것 아닌가 한다"며 "상용직 취업자 수가 13개월 만에 40만명대를 회복한 것도 유의미한 변화"라고 언급했다.

전체 증가분 중 대부분이 일자리 사업과 관련이 높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7만2000명)에서 늘었다. 연령대별로 봐도 60세 이상 취업자가 34만6000명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지난 2월(39만7000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며 이 중 22만명이 일자리 사업 참여도가 높은 65세 이상이다. 인구 감소 요인이 반영된 고용률로 따져 봐도 60세 이상에서 1.2%p나 올랐다. 전체 고용률 증가 폭은 0.2%p에 그친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산업별 취없자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등에서 28만5000명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는 10만8000명 줄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산업별 취없자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등에서 28만5000명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는 10만8000명 줄었다.

정부는 지난 1월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올해 노인일자리 제공 목표치인 61만개 중 약 30%(18만개)를 1월 중에 조기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연초부터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대거 늘면서 고용 지표가 2월부터 눈에 띄게 개선되기 시작했다. 기재부는 올해 총 96만2000명이 직접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월 말까지 이 목표치의 71.6%인 68만9000명이 사업 참여 인원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 증가분 중 약 60%가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유입됐다. 올해 노인일자리 사업에 책정된 예산액은 1조6487억원이다.

정부는 정책적 요인을 제외하고서라도 고용 흐름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6월부터 감소세를 지속해왔던 15~64세 고용률이 증가세로 전환된 것과 함께 그간 부진했던 숙박·음식점업에서도 취업자 수가 2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서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2만7000명 줄어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그 폭이 작년보다는 축소됐다. 홍 부총리 역시 "숙박·음식점업 증가세를 굉장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정부가 추진중인 추가경정예산 규모는 7조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와 궤를 같이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종욱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 책임연구원은 "50대가 다수 분포해 있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의 상황이 좋아지면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인구 증가 폭을 웃돌았다"며 "일자리 사업과 관련이 없는 20대 후반 연령대에서도 취업자 수가 인구 증가 폭과 맞먹는 수준으로 늘어나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초부터 나타난 이같은 지표 개선세가 지속될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위원장은 "재정 투입으로 인한 개선 흐름은 조삼모사다. 사업을 조기 집행한 만큼 연말에는 힘이 빠질 것"이라며 "20대 후반이나 50대 등 재정 일자리 사업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연령대에서의 고용 상황이 향후 지속해서 개선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달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66.2%로 전년동월대비 0.1%p 상승했고, 청년층도 42.9%로 전년동월대비 0.9%p 올랐다. 실업률은 4.3%로 전년동월대비 0.2%p 낮아졌고, 청년층도 10.8%로 전년동월대비 0.8%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는 2680만 5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5만 명 증가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달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66.2%로 전년동월대비 0.1%p 상승했고, 청년층도 42.9%로 전년동월대비 0.9%p 올랐다. 실업률은 4.3%로 전년동월대비 0.2%p 낮아졌고, 청년층도 10.8%로 전년동월대비 0.8%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는 2680만 5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5만 명 증가했다.

무엇보다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이 분포한 제조업 분야 고용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감소 폭이 매달 10만명대를 넘어섰다. 이에 제조업 분포도가 높은 30~40대의 고용 상황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0, 40대 취업자는 지난달 각각 8만2000명, 16만8000명 줄었다.

이 위원장은 "산업 기술이 발전할 수록 제조업 고용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 공기업 등에서 복지 서비스와 연관된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국의 경우 총 취업자 수 대비 공공 부문 고용 수준이 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1.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단기 효과를 낳는 직접 일자리 사업보다는 공공 부문에서 내수 진작과 연계되는 일자리를 만드는 국가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긍정적 흐름과 별개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30~40대와 제조업 부문에서의 고용 부진에 대해선 정부도 엄중히 보고 있다"며 "제조업 부문에 대해선 특히 각별한 정책적 대응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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