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 전자랜드, 2차전서 희망 붙잡을까
'졌잘싸' 전자랜드, 2차전서 희망 붙잡을까
  • 뉴시스
  • 승인 2019.04.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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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였다. 

전자랜드는 1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1차전에서 경기 종료 6초 전 양동근에 결승 3점포를 허용하고 95-98로 석패했다. 

사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현대모비스의 절대 우세가 점쳐졌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하며 시즌 내내 독주를 펼쳤고, 43승 11패를 기록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35승 19패로 2위에 오른 전자랜드와 현대모비스의 승차는 무려 8경기였다. 

게다가 정규시즌 중 상대전적에서도 전자랜드는 현대모비스에 1승 5패로 크게 밀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현대모비스가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일 뿐 아니라 경험 측면에서도 절대 우위였다. 

현대모비스는 역대 최다인 10번째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베테랑 가드 양동근은 5차례 우승을 맛봤고, 챔피언결정전도 이번이 7번째다. 이번에 우승하면 최다 우승 선수로 올라선다. 함지훈(4회), 라건아(3회)도 우승 경험이 있다.

반면 전자랜드는 이번에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나섰다. 전자랜드 선수들 가운데 챔피언결정전과 우승을 경험해 본 선수는 박찬희가 유일하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약해서는 아니지만 우리는 도전자 입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차전 경기 초반만 하더라도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전자랜드는 2쿼터 중반 15점차(22-37)까지 뒤졌고, 46-51까지 추격한 뒤 전반을 마치고도 3쿼터에서 다시 57-70로 끌려갔다. 

하지만 3쿼터에서 1점차까지 점수차를 좁힌 전자랜드는 4쿼터 내내 현대모비스와 시소게임을 벌였다. 경기 종료 1분 20여 초 전까지 89-95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지만 결국 동점까지 따라붙는 뒷심을 발휘, 현대모비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자랜드 선전의 중심에는 강상재와 이대헌이 있었다.

강상재는 69-70으로 뒤진채 시작된 4쿼터에서 46초가 흐른 뒤 역전 3점포를 꽂아넣었다. 4쿼터 막판에는 양동근의 턴오버로 잡은 속공 찬스 때 골밑슛을 넣었고, 경기 종료 29초 전 동점 3점포를 터뜨렸다.  

이날 강상재는 3점슛 3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하는 등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9점을 터뜨렸다. 

창원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깜짝 활약'을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알린 이대헌은 1차전에서 '히든 카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3쿼터 막판 3점포 두 방을 터뜨리면서 전자랜드가 현대모비스 턱밑까지 추격하는데 앞장섰다. 찬스가 오자 주저없이 3점슛을 던졌다. 이대헌도 이날 3점슛 3개를 시도해 모두 넣는 등 11점을 올렸다.

유도훈 감독은 "상무에서 함지훈처럼 3점슛을 던질 줄 아는 선수가 돼 와달라고 당부했다. 적극적인 성격이 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준비를 잘 해왔고, 오늘 그것을 다 보여준 것 같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헀다.  

1차전 경기 내용만 본다면 전자랜드로서는 희망을 그리기에 충분했다. '패기'를 앞장세운 전자랜드가 흐름을 타기에는 충분히 훌륭한 경기 내용이었다.

유도훈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물고 늘어진 것은 잘한 부분이다. 선수들이 1차전 경험을 바탕으로 2차전에서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자랜드로서는 원주 동부와 안양 KGC인삼공사가 맞붙은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당시 동부가 절대 1강으로 꼽히던 상황이었다. 동부는 44승 10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KGC인삼공사는 36승 18패를 기록해 동부에 8경기 차로 뒤진 2위였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객관적인 전력 뿐 아니라 경험 면에서도 앞선 동부의 우세가 점쳐졌다.  

1차전에서 동부가 80-75로 승리를 거둬 낙승이 예상됐지만, KGC인삼공사는 2차전에서 74-71로 이겨 반격에 성공한 뒤 동부를 4승 2패로 누르고 우승 반지를 꼈다. 공교롭게도 당시 우승을 맛본 박찬희는 현재 전자랜드에서 뛰고 있다. 

전자랜드가 2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한다면 시리즈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어려워진다. 과연 전자랜드가 2차전에서 희망을 붙잡을 수 있을까.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15일 오후 7시30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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