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정점 기대에…장단기 금리 역전, 한 달 만에 정상화
물가 정점 기대에…장단기 금리 역전, 한 달 만에 정상화
  • 뉴시스
  • 승인 2022.12.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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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마지막 금통위를 열고 6회 연속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류난영 기자 = 만기가 짧은 채권 금리가 만기가 긴 채권 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한 달 여 만에 정상화됐다.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감에 고강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3년물 금리는 보합세를 기록한 반면, 10년물 금리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서울 채권 시장에서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0.005%포인트 낮아지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정상화 됐다. 장단기 금리 역전 정상화는 지난달 18일(0.014%포인트) 이후 28 거래일 만이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006%포인트 오른 3.668%를,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62%포인트 상승한 연 3.67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0.005%포인트 낮아졌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지난달 18일부터 전날까지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27거래일 동안 이어져 왔다. 지난 16일에는 3년물과 10년물 역전폭이 0.179%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는 역대 최대 역전폭을 기록했던 지난 9월 26일(0.213%포인트) 이후 사상 두 번째로 역전폭이 큰 것이다.

국채는 정부가 빚을 내기 위해 발행하는 자산으로, 통상적으로 돈을 오래 빌릴 수록 더 높은 이자를 줘야 하기 때문에 장기 금리가 단기보다 높은 게 일반적이다.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경기 침체 전조로 해석된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난 후 통상적으로 1~2년 안에 경기 침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단기물 금리는 통화정책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면 장기물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추세적으로 상승하지 않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중장기 물가 전망이나 성장 전망이 반영되기 때문에 단기물과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성장 약화 우려에 따른 장기물 금리 하락으로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한 달 만에 정상화 된 것은 기대인플레이션이 3%대로 꺾이면서 물가 정점 기대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도 끝을 보인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한 3.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3.3%) 이후 7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기대인플레가 4%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6월(3.9%) 이후 6개월 만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큰 폭 하락하면서 시장 내에서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은은 그러나 내년 초 공공요금 인상, 유가 및 환율 재반등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큰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은 관자는 "물가인식은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공공요금 인상, 서비스 물가 상승 등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은 생활물가와 관련된 농축산물, 석유류 가격이 안정되고 환율도 하락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데 영향을 준 것 같다"며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지만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있고, 공공요금 인상도 내년에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있어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지속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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