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실적 '보릿고개'…"환율까지 하락, 위기감 고조"
반도체 실적 '보릿고개'…"환율까지 하락, 위기감 고조"
  • 뉴시스
  • 승인 2023.01.05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킹달러' 덕본 반도체 업계
판매 둔화에 환율 하락까지 이중고
김금보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332.79)보다 52.34포인트(2.24%) 내린 2280.45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04.19)보다 11.82포인트(1.68%) 하락한 692.37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1.4원)보다 4.4원(0.35%) 내린 1267.0원에 마감했다.

 이인준 기자 = 반도체 업계 혹한기에 원달러 환율이 실적 복병으로 등장했다.

반도체는 달러로 거래해 환율이 떨어지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 원화 절상 폭이 다른 통화에 비해 가파라져 실적 '보릿고개'를 견뎌야 하는 업계에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신년 초 원·달러 환율은 1260원선까지 떨어졌다. 환율이 1260원대로 내린 것은 지난해 6월10일(1268.9원) 이후 6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22일 1400원선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같은 급격한 달러 강세로 지난해 3분기(7~9월)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37.98원으로, 지난 2009년 1분기(1415.22) 이래 1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 강세는 반도체 기업 실적에 그나마 ‘단비’가 됐다. 반도체는 달러를 거래 통화로 사용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같은 양을 팔더라도 수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 만으로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봤다.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 10조700억원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도 매출채권 환차익과 일본 키옥시아 투자 관련 환산 이익 등 지난해 3분기 외환관련 순이익이 1327억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도 평균 1359.26원으로 집계돼 실적 부진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신년 들어 원달러 환율이 4분기 평균 대비 7%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할 경우 외화 표시 금융자산과 금융부채에 2500억원 수준의 환손실이 생길 수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일본의 제로금리 기조 전환, 중국 방역 조치 완화 등으로 외환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서 원화 강세가 올해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다만 반도체 시황 부진에 '환리스크'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적자 전망 속에 올 한 해 실적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급격한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수익성 하락 폭은 예상보다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