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처음 로봇 갑상선 수술, 5세 여자 어린이 환자 갑상선 전체 절제
세계에서 처음 로봇 갑상선 수술, 5세 여자 어린이 환자 갑상선 전체 절제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3.01.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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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최준영 교수팀(유형원 교수·김우철·이자경 전임의)은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그레이브스병(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앓는 몸무게 18kg의 5세 여자 어린이에게 바바(Bilateral Axillo-Breast Approach·BABA) 로봇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해 갑상선 전체를 안전하게 절제했다고 11일 밝혔다.

바바 로봇 갑상선 절제술은 양쪽 유륜과 겨드랑이에 1센티미터 미만의 작은 절개창을 만들어 갑상선을 절제하는 수술 방법이다. 2008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한 이 수술법은 목에 흉터가 남지 않는 데다 유착, 수술 후 출혈, 목소리 변화, 부갑상선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적다는 사실이 입증되며 세계적으로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소아 갑상선 절제술은 눈에 띄는 목의 흉터를 감수하더라도 갑상선이 위치한 목 앞 부위에 절개창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바바 로봇 수술을 포함한 모든 로봇 갑상선 수술은 어린이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기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로봇 수술이 최소한의 절개만으로도 시행이 가능한 것은 몸 안에서 자유롭게 회전하거나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로봇 팔 덕분인데, 체구가 작은 어린이는 로봇 팔이 움직일 수 있는 몸 속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로봇 갑상선 수술이 본격적인 성장이 일어나는 학령기 이전 어린이 환자들에게 적용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깼다. 바바 수술은 물론 전체 로봇 갑상선 수술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린이 환자의 체구는 성인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해 로봇 수술의 난이도가 대폭 증가하지만, 신체 구조나 신경 형태 등은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의료진이 숙련만 돼 있다면 피판(수술 공간 확보) 범위를 넓히지 않고도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이는 기존의 수술 기법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또 로봇 갑상선 절제술을 소아에게 적용할 경우 혈중 칼슘수치 유지에 필수적인 부갑상선 조직을 카메라를 통해 보다 명확히 구분할 수 있어 수술할 때 보존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확인했다. 수술 중 부갑상선이 손상되면 어린이 환자가 손발저림, 근마비, 성장장애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최 교수는 “목에 큰 흉터가 없고 목소리 변형이나 부갑상선 기능 저하 등의 위험이 낮다는 장점 모두 수술 이후 어린이 환자의 성장 과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어린이 로봇수술 성공 사례를 축적하고 방법론을 공유해 어린이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로봇수술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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