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금통위...금리 인상할까
올해 첫 금통위...금리 인상할까
  • 뉴시스
  • 승인 2023.01.1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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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전문가들 인상 가능성 우세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3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여는 가운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3.5%로 인상할 경우 2008년 12월 10일(4.0%) 이후 14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또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된다.
 
13일 금융 시장에 따르면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25%에서 3.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꺾이긴 했지만 5%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 등 미국과의 내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이번에 또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지난해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에 이어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리게 된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서도 금리 인상 의견이 우세하다. 금투협이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67명이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인상폭은 전체 인상 응답자 전원이 0.25%포인트 인상으로 답했다.
 
물가가 꺾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올해 초까지 5%대의 높은 수준이 이어질 수 있어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5.0%로 5개월 연속 5%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6월(6.0%), 7월(6.3%) 2개월 연속 6%대까지 치솟았다가 8월(5.7%), 9월(5.6%) 두 달 연속 상승폭이 둔화했다가 10월(5.7%) 다시 확대됐다. 11월(5.0%)에는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됐으나 12월에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도시가스 등이 인상될 예정인데다, 유류세 인하폭 축소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하고는 있지만 국내외 불안요인이 남아 있어 재반등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을 전망하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지난달 3.8%로 6개월 만에 4%대 아래로 내려갔다. 물가 하락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훨씬 웃돈다.

소비 심리는 소폭 개선되긴 했지만 지난해 6월부터 7개월째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어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대비 3.4포인트 상승한 89.9로 나타났다. 2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기는 하지만 하지만 여전히 100 아래를 지속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장기 평균보다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고물가에 주요국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는 영향이다.
 
한은이 금리를 인상해도 앞으로 한·미 금리 역전폭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미 연준이 31일~다음달 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등 최종 금리가 5%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이 금 인상을 3.5%에서 멈출 경우 연말 미국과의 금리 역전폭이 1.5%포인트로 벌어질 수 있다.  과거 최대 역전폭도 1.5%포인트 였다. 한미 금리가 역전폭이 확대되면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이 총재도 그동안 물가 안정을 우선할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이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내에서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관련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므로, 더욱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1400원을 넘어섰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최근 1240원대로 내려서는 등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안정 중심의 정책 운용을 지속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한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2000년대 이후 금리 인상기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1.0%포인트 정도 였는데 현재 미 연준의 정책금리가 4.5%라는 점을 고려한 다면 기준금리를 3.5%로 인상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21년 8월부터 지속 돼 온 금리인상으로 성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은은 올해 국내 성장률이 지난해 11월 전망한 1.7%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있다. 성장세가 악화돼 경착륙 우려가 커질 경우 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이날 이 총재가 금통위 직후 열리는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 놓을지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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