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연초부터 노조 리스크…경영 불확실성 확대
현대차그룹, 연초부터 노조 리스크…경영 불확실성 확대
  • 뉴시스
  • 승인 2023.01.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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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산하 11개 계열사 노조
"현대차처럼 400만원 격려금 달라" 요구
기아 화성공장 연생산량 놓고도 입장차

안경무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연초부터 노조 리스크에 휩싸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계열사 노동조합들이 최근 격려금 지급을 위한 공동투쟁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전동화 전환으로 갈 길 바쁜 현대차그룹이 번번이 노조 리스크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11개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는 5일 전 직원 격려금 직급을 위한 공동투쟁을 결의한 데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면담 요청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를 포함해 현대로템과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와 현대케피코 노조 등이 합세한 것으로 파악된다.

계열사 노조들은 지난해 현대차 직원만 '격려금'을 받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현대차는 2021년 고성과 직원에게 500만원 성과급을 지급한 데 이어 지난해엔 전 직원에게 4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노조는 "중요하지 않은 계열사는 없다"는 주장을 펴며 사측에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노조는 격려금과 관련해 2021년부터 집단적인 목소리를 낸다.

2021년 11월 현대차는 일부 고성과자 직원에게 '탤런트 리워드' 명목으로 500만원을 지급했다. 현대차는 당초 사내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의도해 이같은 조치를 단행했으나, 이는 오히려 그룹 계열 노조가 단체로 움직이는 명분이 됐다.

특별 성과급을 받지 못한 현대차 직원들이 먼저 불만을 제기한 데 이어, 기아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노조가 차례로 반발하고 나섰다.

저항이 거세지자 계열사별로 노조와 성과급 지급에 대해 합의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성과급을 받지 못한 일부 계열사들이 올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격려금 지급 외에 신공장 건설 관련해서도 어깃장을 놓고 있다. 기아가 2025년 전기차 양산을 목표로 1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경기 화성 신공장 건설이 첫삽을 뜨기 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기아 노사는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신공장의 생산량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노조는 연산 20만대를 생산하는 규모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15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 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서 무턱대고 생산량을 확정할 수 없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결국 노조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최근 사측은 단계적으로 2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제안하며 일보 후퇴했다. 다만 노조는 이마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신공장 착공이 올해 3월로 계획된 만큼 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공사 시작이 3월로 협의 기간이 많이 남았다"며 "사측과 입장 차가 있고, 생산량 관련 요구는 청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회사에 요구하는 것으로 상호 간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기아 안팎에선 노사 갈등 지속이 자칫 27년 만의 국내 신공장 건설에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차 업계에선 노조 리스크가 전동화 시대에 현대차그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톱 3 업체로 위상이 올라간 현대차그룹이지만 노조 리스크에 시달리는 것은 10년 전과 다를 바 없다"며 "노사 대립은 경영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가장 큰 요인이며, 전동화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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