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화재 공포'…전기차 수요 위축 나올까
테슬라 '화재 공포'…전기차 수요 위축 나올까
  • 뉴시스
  • 승인 2023.01.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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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Y·아이오닉 5등 전기차 화재사고 연이어 발생
일부 소비자 "전기차 사려다 마음 바꿨다"
전문가둘 "안전 매뉴얼 알려 불안감 없애야"
오영재 기자 = 제주 소방대원들이 15일 오전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강주희 기자 = 테슬라 차량의 연이은 화재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화재 발생시 차량 탈출이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일부에서는 전기차 구매 자체를 재검토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테슬라 화재 사고 2건이 발생했다. 지난 9일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를 달리던 테슬라 모델Y 차량은 반대편 차량과 충돌한 뒤 화재로 전소됐다. 사고 당시 운전자는 주변 도움으로 간신히 차량에서 탈출했고, 1시간18분만에 불길이 잡혔다.

지난 7일에는 서울 성동구 테슬라 서비스 센터에 입고된 테슬라 모델 X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1시간 전 운행 도중 이상을 감지한 차주가 서비스 센터에 차를 입고했는데 갑자기 세워둔 차에서 불이나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테슬라 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업체에서 만든 전기차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경북 영주시에서는 건물 외벽을 들이받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택시에서 불이 나 70대 운전자가 사망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제주 서귀포시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쉐보레 볼트 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같은 해 6월에서는 부산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던 아이오닉 5가 충격 흡수대를 들이받은 뒤 불이 나 2명이 숨졌고, 8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충전 중이던 아이오닉 5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화재사고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등록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38만9855대다. 이중 국산차는 28만8918대로 74.1%를 차지하고 수입차는 10만937대로 25.9%로 집계됐다. 23만1443대였던 전년보다 15만8412대(68.4%) 급증한 셈이다.

오영재 기자 = 제주 소방대원들이 23일 오후 제주시 한천 저류지에서 전기차 실물 화재 훈련 중 불이 난 전기차에 질식소화포를 덮고 있다.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화재 발생 시 진압에 2~4시간 많게는 8시간이 걸리고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폭발하듯 불이 번지는 점 등이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아예 전기차 주차를 금지하는 곳도 생기고 있다.

전기차 구매를 고려했다던 직장인 이소희(38)씨는 "전기차를 사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다음 차는 전기차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화재 영상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며 "불이 나면 차 밖으로 탈출하기 어렵고, 급속도로 열이 오르는 현상 자체가 두렵다"고 말했다.

연이은 전기차 화재는 전기차 업계의 신뢰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를 보면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8.3% 감소한 1만4571대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와 가격 정책 등이 주 원인으로 꼽히나 차량 안전성 문제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화재를 진압할 기술적 대안이 현재로서 마땅치 않아 정부와 업체가 나서서 소비자들에게 대응책을  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정부와 자동차 업체들에게 (전기차 운행 시) 과속방지턱을 조심하라, 비가 오는 날에 충전하지 말라 같은 주의사항을 알려줘야 하는데 전혀 알리지 않고 있다"며 "전기차 매뉴얼을 통해 소비자 불안을 없애고, 첨단 기술로 전기차를 더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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