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없다는데도 끊이지 않는 삼성전자 감산설, 왜?
감산 없다는데도 끊이지 않는 삼성전자 감산설, 왜?
  • 뉴시스
  • 승인 2023.01.1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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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라인 재배치·공정 전환 등으로 기술적 감산 돌입 유력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통해 감산 관련 언급 가능성↑
정병혁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9~12월) 잠정실적을 통해 매출액 76조원, 영업이익 13조800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힌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동효정 기자 = "인위적 감산은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계에서 유일하게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감산 및 투자 전략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데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기술적 감산'이나 '자연적 감산'에 돌입했다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온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생산라인 재배치와 신기술 적용을 위한 공정 전환 등을 통해 생산 계획을 재수립하며 기술적·자연적 감산에 돌입했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업계는 삼성전자의 '감산은 없다'는 사업 방향을 일종의 치킨게임(경쟁 심화)으로 여겼다.

경쟁사들이 생산량 조정이나 공정 연기에 돌입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만 홀로 투자와 생산량을 유지하면 수요가 반등할 때에 맞춰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늘릴 수 있어서다.

이는 위기 속 출혈을 각오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메모리 가격 하락이 더 가파르게 이뤄지자 삼성전자의 내부 상황도 바뀐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직전 분기보다 평균 10~15% 하락할 전망이다. D램 제품군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20~25% 하락했고, 올 1분기(1~3월)에도 13~18% 추가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설비 재배치를 비롯한 생산라인 최적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반도체 미세공정은 첨단 공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장비교체, 신기술 도입, 프로세스 정비 등의 작업을 거치며 생산량 일부가 손실되기 마련이다.

인위적으로 반도체 투입량을 조절하는 감산과 달리 반도체 생산을 위한 웨이퍼 투입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차세대 D램 제품인 DDR5 등 최신 제품 공정을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

삼성전자 측도 생산 공장에 투입하는 웨이퍼 수량을 기존대로 유지하고 있어 '인위적 감산'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 그치며 전년대비 69% 하락한 상황이어서 기존 입장만을 고수하기엔 실적 부담이 상당하다고 본다.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 영업이익 4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8년 만이다. 삼성전자가 합리적인 선에서 '기술적·자연적 감산' 대책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오는 31일 예정된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감산 여부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언급할 것으로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미세공정 전환에 속도를 높이는 배경은 기술적 감산 효과를 노린 것"이라며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입장을 크게 바꾸지 않는 선에서 감산 관련 언급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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