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판결
선비의 판결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4.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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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골 사람이 자기 소망을 이야기했다. "나는 밭 천 평이 있으면 만족하겠네"

이웃 사람이 그 말을 듣고 질투가 생겨 말했다. "자네가 밭 천 평을 가진다면 나는 오리 만 마리를 길러 자네 밭의 곡식을 다 먹어 치우도록 하겠네"

이리하여 두 사람은 끊임없이 다투다가 관청에 고소장을 내게 되었다. 관청을 찾아 헤매던 그들은 향교 앞을 지나다가 붉은 대문을 보고 관청으로 알고서 거기로 들어갔다. 마침 학당 앞을 거닐고 있던 선비를 원님 나리로 착각하고 땅에 엎드려 각기 상황을 호소했다.

선비가 머리를 긁적이더니 말했다. "이렇게 합시다. 당신은 밭을 사고, 또 당신은 오리를 기르시오. 나는 관리가 되기를 기다려 당신들의 이 사건을 다시 심리해 드리겠소"

▶ 꿈과 소망을 갖는 것은 미래를 계획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실현되기 전에 소망을 현실로 여갸 자랑하고 다투며 왈가왈부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세 사람 모두 실현하지도 못할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먼저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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