쌕쌕 거리는 내 아이, 혹시 천명음?…AI로 감별해 낸다
쌕쌕 거리는 내 아이, 혹시 천명음?…AI로 감별해 낸다
  • 뉴시스
  • 승인 2023.01.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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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경훈 교수팀
287개 데이터 기반 AI 모델 개발
정확도 91.2%, 정밀도 94.4% 수준
김경훈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백영미 기자 = 국내 의료진이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가진 어린이들에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숨소리인 ‘천명음’을 찾아내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팀은 어린이 호흡기 전문가들이 교차 검증한 실제 어린이 호흡기 환자 287명의 호흡음을 인공지능을 통해 기계 학습시켜 천명음을 감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또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를 입력한 34개 층(34-레이어)을 쌓아 올린 '레즈넷(ResNet) 인공신경망' 기술을 적용했다. 인공신경망은 인간의 뉴런(신경세포) 구조를 본떠 만든 기계학습 모델로 인공지능기술의 한 형태다.

인공신경망의 층의 개수가 필요보다 많을 경우 예측 정확도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어 분석 대상에 맞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천명음 발견에는 34개 층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 결과 개발된 알고리즘은 정확도 91.2%, 정밀도(동일 조건에서 측정한 값이 얼마나 일정하게 나타나는지 나타낸 수치) 94.4% 수준으로 임상 현장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높은 정확성과 안정성을 보였다. 또 분석 과정에서 소량의 메모리 공간만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향후 모바일 기기 등에 적용해 환자별 상태를 언제 어디서나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명음은 폐로 오가는 공기의 통로인 기도가 좁아져 숨을 쉴 때마다 가슴에서 ‘쌕쌕’ 소리가 나는 호흡음을 뜻한다. 구조적으로 기도가 좁은 어린이에서는 천식, 기관지염 등으로 이런 천명음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어린이 호흡기 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천명음을 판별하는 수단은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직접 숨소리를 듣는 전통적인 ‘청진’ 방식에 머물러 있다. 청진은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나는 검사법이 아니여서 의사의 경험과 판단에 따라 정확도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김 교수는 “어린이는 구조적으로 기도가 좁아 천명음이 발생하기가 쉽고, 허파꽈리(폐포)의 표면적도 적어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을 견딜 수 있는 능력도 성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며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을 조기에 진단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상태에 맞춘 최적의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이번 인공지능 모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출판 그룹의 온라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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