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도 옮겨라"…포스코-포항시, 포스코홀딩스 이전 '갈등'
"직원들도 옮겨라"…포스코-포항시, 포스코홀딩스 이전 '갈등'
  • 뉴시스
  • 승인 2023.02.0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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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사회서 본사 이전 안건 상정
3월 주총 통해 주소지 이전 최종 마무리
주소 이전 해결되니 서울 직원 근무지 이전 요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옥승욱 기자 = 포스코와 포항시가 포스코홀딩스 본사 이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포스코가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일종의 본사 격인 포스코홀딩스를 포항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지만 포항시는 포스코홀딩스 직원들 모두가 근무지를 포항시로 옮겨야 진정한 이전이라고 대립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같은 포항시 요구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홀딩스 본사 이전 안건을 상정한다. 이어 내달 17일 실시하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얻으면 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은 마무리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3월 포스코홀딩스를 설립하며 포항시 측에 1년 안에 포스코홀딩스 본사 이전을 끝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순조롭게 끝날 것 같았던 포스코홀딩스 이전은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포항시가 포스코홀딩스 서울 직원 200여명의 근무지도 포항시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이 직원들은 포스코센터에서 근무하는 포스코 직원 2000여명 중 포스코홀딩스 설립을 계기로 별도로 뽑은 인력들이다. 이들은 포항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을 차출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서울에서 일하던 직원들 중 일부를 배치한 것이다.

그러나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포스코홀딩스 소재지를 포항으로 이전한다면 당연히 서울사무소에는 필수 요원만 남고 대부분 직원들이 포항으로 옮겨서 근무해야 한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에게 이에 대한 입장을 달라고 요구했다.

포스코는 범대위의 이같은 주장에 난처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직원들을 포항으로 내려가 근무토록 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포스코를 비롯해 국내 철강업체인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그룹 등은 대부분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포항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그런데도 서울에 본사를 두는 이유는 서울 근무를 희망하는 인재들이 상당히 많은 데다 서울의 업무 효율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포항시가 포스코홀딩스 본사 이전과 함께 직원들 근무지까지 옮기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포항시에 변함없는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는데도 포스코홀딩스 직원들 근무지까지 옮겨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포스코와 포항시가 또 다시 의견 대립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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