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온 만성질환 노인…"극단선택 생각" 9배 더 한다
우울증 온 만성질환 노인…"극단선택 생각" 9배 더 한다
  • 뉴시스
  • 승인 2023.02.05 0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앙대 손연정 교수팀, 복합 만성질환 노인 2만여명 분석
2개 이상 만성질환 노인 7명 중 1명 최근 1년새 '자살생각'
수면시간 6시간 미만 또는 9시간 이상이면 자살위험 증가
2개 이상의 만성 질환을 앓는 노인 7명 중 1명이 최근 1년 새 자살을 생각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복합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이 우울증이 동반되면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9배 이상 높았다

백영미 기자 = 2개 이상의 만성 질환을 앓는 노인은 극단선택을 더 자주 생각하며 특히, 복합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이 우울증까지 동반되면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9배 이상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중앙대 간호학과 손연정 교수팀은 질병관리청의 2017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복합 만성 질환을 앓는 만 65세 이상 노인 2만533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손 교수팀은 노인이 고혈압·당뇨병·관절염 중 2개 이상을 앓고 있으면 복합 만성 질환을 앓는 것으로 분류했다. 지난 1년간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노인은 전체의 13.6%(2790명)였다.

만 65세 이상 복합 만성 질환을 앓는 노인 중 여성이 남성보다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이 1.2배 더 높았다. 또 노인의 가구 월 소득이 100만 원 미만이면 100만 원 이상인 노인보다 자살 생각 가능성이 1.4배 높았다. 신체활동이 적은 노인이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은 신체활동이 활발한 노인의 1.4배였다.

손 교수는 “복합 만성 질환을 앓는 노인은 통증이 심해지고 거동이 어려워지면서 보행 속도와 신체활동이 급격히 떨어진다”며 “신체활동이 줄면 자살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일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4시간 이상인 복합 만성질환 노인이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은 이보다 짧은 노인보다 1.2배 높았다.

손 교수는 “복합 만성 질환을 앓는 노인은 통증이나 피로감, 거동의 어려움이나 기능의 제한으로 앉아있는 시간이 일반 노인이나 한 가지 질환을 앓는 노인보다 길어져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앉아있는 시간이 4시간 이상 되면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이 급격히 늘거나 악화되고 생존기간이 짧아져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이거나 9시간 이상인 복합 만성질환 노인의 경우 6∼8시간 자는 노인에 비해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이 각각 1.48배, 1.75배 높았다.

미국수면재단이 권고한 65세 이상 노인의 적정한 수면시간은 7~8시간이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한국 노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약 6.5시간으로 나타났다. 또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이거나 9시간 이상일 때 만성 질환 보유 개수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됐다.

우울증은 복합 만성 질환을 앓는 노인의 자살 위험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였다. 우울증이 있는 노인이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은 그렇지 않는 노인의 9.3배에 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