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오면 우울증 따라온다…"발병 첫 해 가장 위험"
뇌졸중 오면 우울증 따라온다…"발병 첫 해 가장 위험"
  • 뉴시스
  • 승인 2023.02.0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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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연구팀, 뇌졸중 환자 20만여명 분석
뇌졸중 발병한 후 1년 내 우울증 발생 가장 높아
뇌졸중 후유 장애 심할수록 우울증 위험 높아져
65세 미만이거나 남자일수록 우울증 위험 높아
연구팀 “뇌졸중 초기부터 우울증 예방 노력해야”

백영미 기자 = 뇌졸중이 발병한 첫 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발병 나이가 젊을수록,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욱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최혜림 임상강사·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2018년 사이 뇌졸중을 겪은 환자 20만 7678명의 특성을 분석한 뒤, 나이·성별 등을 고려해 선정한 일반인 29만4506명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뇌졸중이 우울증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 뇌졸중 환자의 경우 대조군보다 발병 첫 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5.02배까지 치솟았다. 장애 정도가 심할수록 위험도도 커져 중증 장애가 남은 경우에는 우울증 발병 위험이 9.29배까지 올랐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울증 발병 위험 정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뇌졸중 치료 시작 단계에서 환자의 정신건강을 보듬어야 할 필요성을 엿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최 임상강사는 “뇌졸중 경험 후 1년 내 우울증 발생이 가장 높은 만큼 뇌졸중 환자들에게 우울증의 위험이 있는지 초기부터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이와 성별에 따른 차이도 이번 연구로 확인됐다. 뇌졸중 후유 장애가 심할수록 우울증 위험도 높아졌다. 65세 미만인 경우이거나 남자에게서 이런 특징이 두드러졌다.

중증 장애가 남은 뇌졸중 환자를 분석한 결과 65세 미만인 경우 대조군에 비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5.39배 높은 반면 65세 이상인 경우는 2.62배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같은 조건에서 남자의 경우 우울증 발병 위험이 대조군 보다 3.78배 높았지만, 여성은 2.92배였다.

사회 활동의 제약과 뇌졸중으로 인한 생리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한창 사회 활동이 활발한 시기 후유 장애로 인한 좌절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뇌졸중을 겪은 대상이 사회적인 측면에서 활동의 범주가 많은 나이와 성별에서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압박감 속에 우울증을 더 겪을 수 있다”면서 “이런 환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더욱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뇌의 변화도 우울증 발병 위험을 키웠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뇌졸중으로 인해 우울증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모노아민은 감소하고, 신경세포(뉴런)에 독성으로 작용해 뉴런을 죽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뇌손상으로 감정과 인지 기능에 영향을 주는 뇌의 회색질이 줄어드는 것도 뇌졸중 환자의 우울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전 교수는 “뇌졸중이 발생하면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사지의 운동 기능에 장애가 생겨 직업적·사회적 기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면서 "이런 가운데 우울증이 발생하면 집에만 있게 돼 우울증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사회적 부담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이어 “뇌졸중 환자들이 더욱 깊은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우울증 예방에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인바이론멘탈 리서치 앤 퍼블릭 헬스(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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