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는데…최지만, 풀지 못한 태극마크 갈증
간절했는데…최지만, 풀지 못한 태극마크 갈증
  • 뉴시스
  • 승인 2023.02.0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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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명단 포함됐으나 소속팀 반대로 WBC 출전 무산
"태극마크에 배고픔 있다"고 했지만 뜻 이루지 못해
최지만 "실망·좌절 크다"
김주희 기자 = 피츠버그 파이리츠 최지만이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희준 기자 =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리츠)이 이번에도 태극마크 갈증을 풀지 못했다. 누구보다 간절했지만, 소속팀의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 6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직위원회로부터 최지만이 WBC에 출전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최지만의 부상을 우려한 피츠버그의 반대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중순 처음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 최지만은 진통제를 맞으며 시즌을 치른 뒤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최지만은 3월 WBC 출전에 문제가 없도록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고, 이강철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KBO 기술위원회는 그를 최종 30인 명단에 포함했다.

그러나 2022시즌을 마치고 트레이드를 통해 최지만을 영입한 피츠버그는 최지만의 WBC 참가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지만이 구단의 허락을 구했지만, 피츠버그는 기다려달라는 답변뿐이었다.

결국 최지만의 부상을 우려한 피츠버그는 수술 이력을 이유로 WBC 참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성인 대표팀에 한 번도 발탁된 적이 없는 최지만은 누구보다 간절하게 태극마크를 원했다.

동산고 재학 중이던 2009년 말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금 42만5000달러에 계약한 최지만은 2010년 미국으로 떠난 뒤 2015년까지 마이너리그 생활을 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동안 최지만은 한 번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최지만은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마침내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고, 그해 메이저리그에서 54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2017년 WBC 때 대표팀에 발탁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당시 최지만은 50인 예비명단에서도 빠졌다.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쳐 2018년 6월 탬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입은 최지만은 이후 꾸준히 기회를 얻었고, 2019년부터는 풀타임 빅리거로 활약했다.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는 경력을 쌓았지만, 최지만은 좀처럼 대표팀 승선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연을 맺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진행되는 도중 열려 최지만의 참가가 어려웠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의 올림픽, 프리미어12 출전을 불허하고 있다.

대신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자신들이 주관하는 WBC에는 메이저리거가 큰 제약없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한다.

최지만의 기대도 부풀었다. 소속팀에서 반대하지만 않으면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회였다.

최지만은 그간 태극마크에 대한 간절함을 한껏 드러냈다. 지난달 초 미국으로 출국하면서도 "성인 대표팀으로 태극마크를 달아본 적이 없어서 배고픔이 있었다. 한국 선수들과 같이 뛴지 벌써 13년이 넘었다"며 "항상 대표팀으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소속팀의 결정에 최지만은 다시 한 번 짙은 아쉬움을 삼켰다.

최지만은 6일 오후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스포츠바이브를 통해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운동 선수들은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뛰는 꿈을 꿨을 것이다. 이번에 WBC 최종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며 "기대가 컸기 때문에 팀의 결정에 따른 실망과 좌절감도 매우 크다"고 털어놨다.

순조롭게 재활을 진행 중이었기에 최지만의 아쉬움은 더 크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정상적으로 재활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라이브배팅까지 진행할 만큼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대표팀 스프링캠프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WBC 1라운드 일정에 맞춰 몸 상태를 잘 끌어올리고 있었는데, 실망감이 너무 크다"고 했다.

계속 메이저리그에서 뛰면 최지만은 이후에도 프리미어12, 올림픽, 아시안게임 참가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시 기회가 찾아오는 것은 다음 WBC가 될 가능성이 크다.

차기 WBC는 2026년에 열린다. 2026년이면 최지만은 만 35세라, 대표팀 발탁을 장담할 수는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히 기량을 유지해야 최지만이 '태극마크 갈증'을 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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