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인하 시작됐지만…평균 1만원대 인하에 그쳐
자동차보험료 인하 시작됐지만…평균 1만원대 인하에 그쳐
  • 뉴시스
  • 승인 2023.02.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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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원서 2% 인하시 1만6000원 내려
'빅5' 손보사 당기순익 4조원 돌파
임직원, 성과급 최대 60% 예상돼
김경목 기자 = 25일 오후 강원 홍천군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 방면 도로가 접촉사고의 영향으로 꽉 막혀 교통 정체를 빚고 있다.

남정현 기자 =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12월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압박에 자동차보험료 2%대 인하를 약속했고, 25일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자동차보험료 줄줄이 내린다. 보험료 인하 수준은 평균 2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데 반해, 이들 손보사 임·직원들은 수천만원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어 보험료 인하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25일 책임 개시 건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0% 인하한다. 이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26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2.0% 내리고, 삼성화재과 메리츠화재는 27일 각각 2.1%, 2.5% 인하한다. 5개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보험료율 조정은 시장의 영역이지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인 만큼 정책보험적 성격을 일부 띤다. 그만큼 정부는 보험사를 우회적으로 압박해 자동차보험료 수준에 개입해 왔다. 당초 지난해 손보사들은 관련 인하폭을 기존 1%대 초반대로 추진했지만, 국민의힘 등 정치권이 당정협의를 통해 자동차 보험료 1%대 인하 추진에 대해 불만을 표하자 2%대로 인하폭을 확대한 바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보험업계와의 줄다리기 끝에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12월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는데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일정 부분 화답이 있었다"며 "의무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에 왜 광고비가 필요하겠나.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내리는 폭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손보사들은 지난해 4~5월 2018년 이후 4년 만에 대형 4개사를 포함한 총 7개사가 자동차보험료를 1.2~1.4% 인하했다. 이후 시장점유율 85%가량을 차지하는 4개 손보사의 지난해 1~9월 누적손해율이 삼성화재가 78.7%, DB손해보험 77.9%, 현대해상 78.8%, KB손해보험 78.2% 등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자, 보험사들은 이례적으로 연 1회 더 보험료 조정에 돌입했다. 상위 4개사는 최근 5년간 '인하(2017년)→인하(2018년)→인상(2019년)→인상(2020년)→동결(2021년)'의 추이를 보여 왔다.

하지만 가입자들은 인하 수준이 불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빅5'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이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하며 역대급 실적을 낸 가운데, 손보사들이 수천만원대의 '성과급 잔치'까지 벌이는 상황에 인하 수준이 너무 적다는 이유에서다. 개인용 자동차보험료가 통상 60~8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2% 인하 시 인상폭은 최대 1만6000원에 불과하다.

삼성화재는 연봉의 47%, DB손해보험은 연봉의 41%를 성과급을 지급했다.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으며, 현대해상은 연봉의 30% 내외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는 연봉의 50~60% 수준을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2021년 기준 삼성화재의 평균 연봉은 1억22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평균연봉이 1억800만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은 7900만원, KB손해보험은 8100만원이었다. 메리츠화재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평균연봉 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보험업계가 통상 매년 4월 자동차보험료를 조정하는 만큼 4개사의 지난해 전체 손해율이 80.5%로 전년보다 소폭 개선됐고 지난달 역시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흑자 수준의 손해율을 기록해 상반기 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업계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시작으로 보험·카드사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세가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이미 한 차례 추가적으로 보험료를 인하한 상황"이라며 "보험료 조정은 각 보험의 손해율에 따라 가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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