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토레스 너무 잘팔리는 게 고민…왜?
쌍용차, 토레스 너무 잘팔리는 게 고민…왜?
  • 뉴시스
  • 승인 2023.03.0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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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서 과도한 토레스 의존도 '고민'
출격 앞둔 싼타페 5세대…토레스 타격 불가피

안경무 기자 = 쌍용차가 지난해 출시한 중형 SUV '토레스'가 실적 개선을 이끌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지만 내수 판매에서 토레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해 1~2월 내수와 수출을 통해 2만1374대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CKD(반조립 제품) 물량을 제외한 것으로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46.5% 늘었다.

문제는 전체 판매량에서 토레스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 올해 2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토레스는 1만257대 팔렸다. 이는 전체 내수 판매량(1만3915대)의 74% 수준이다. 올해 국내에서 팔린 쌍용차 10대 중 7대가 토레스인 셈이다.

특정 차종에 대한 이같은 의존도는 자칫 해당 차종이 판매 부진에 빠졌을 때 전체 실적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특히 토레스 차급이 '중형 SUV'라는 것은 우려를 더 높인다. 가족 단위 수요와 맞닿아 있는 중형 SUV 시장은 현대차와 기아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영역이다.

지난해 현대차 그랜저를 밀어내고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달성한 기아 쏘렌토와 해외 판매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아 스포티지, 현대차 투싼 등이 모두 토레스 경쟁 차종이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엔 현대차 싼타페 5세대까지 출시를 앞두고 있어 중형 SUV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000년 1세대 출시 이후 싼타페는 지난해까지 내수 시장에서만 137만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다. 현대차는 과거 인기를 끌었던 갤로퍼 디자인을 싼타페에 적용해 기아 쏘렌토에 빼앗긴 중형 SUV 왕좌 지위를 탈환해오겠다는 목표다.

토레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 판매량이 전년 대비 줄어든 점도 쌍용차의 또 다른 근심거리다.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누적 기준 티볼리(-55.4%), 코란도(-74.1%), 렉스턴(-21.2%), 렉스턴 스포츠(-64.1%) 판매량이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쌍용차는 올 하반기 토레스 전기차(U100) 출시를 통해 내수 판매를 끌어올릴 방침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토레스 전기차의 경쟁 모델로 볼 수 있는 아이오닉 5와 EV6를 통해 이미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5는 2만7399대, 기아 EV6는 2만4852대가 팔리며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반면 쌍용차는 지난해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내놓았지만, 부품 수급 문제로 사실상 판매를 못했다.

쌍용차는 수출의 경우 차종 별로 고르게 판매량이 늘어 내수보다는 안정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이다. 반조립제품(CKD) 물량을 제외하고 쌍용차의 올해 1~2월 누적 수출량은 전년보다 43.0% 늘어난 7459대다.

티볼리와 코란도 수출이 각각 전년 대비 20.5%, 2.4% 줄었지만, 코란도 이모션과 렉스턴 스포츠 판매량이 723.4%, 399% 늘어 실적 증가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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