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 시술한 협심증 환자, '혈전 억제' 석달이면 충분"
"스텐트 시술한 협심증 환자, '혈전 억제' 석달이면 충분"
  • 뉴시스
  • 승인 2023.03.0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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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월 '이중 항혈소판제' 투약
12개월 투약比 효과·안전 차이 無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한정규·황도연 교수.

백영미 기자 =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약물이 표면에 입혀진 섬세하고 가느다란 금속망으로 만들어진 스텐트)로 협착된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받은 심근경색·협심증 환자에게 '이중 항혈소판 제제(혈전 생성을 막는 2가지 물질의 조합)'를 3~6개월만 투약해도치료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한정규·황도연 교수)은 국내 33개 기관에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로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 2013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배정 임상 연구(HOST-IDEA)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 2013명을 이중 항혈소판제 투약 기간에 따라 ▲3~6개월 단기투약군(1002명) ▲12개월 장기투약군(1011명)으로 나눠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했다.

1차 평가 지표인 순 유해 임상사건(심장 관련 사망, 심근경색, 혈관재개통술, 스텐트 혈전증, 주요 출혈의 총합) 발생률은 3~6개월 단기투약군, 12개월 장기투약군이 각각 3.7%, 4.1%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 2차 평가 지표 중 질환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목표병변 실패(심장 관련 사망, 심근경색, 혈관재개통술의 총합) 발생률은 3~6개월 단기투약군, 12개월 장기투약군이 각각 2.4%, 2.5%였다. 다른 2차 평가 지표 중 항혈소판제 투약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주요 출혈 사건 발생률도 각각 1.5%, 1.9%로 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 삽입을 받는 환자들이 출혈 위험을 감수하면서 12개월 이중 항혈소판제를 투약하기보다 3~6개월 투약한 후 단일 항혈소판제 치료로 전환해도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충분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를 사용했을 때, 단기간과 장기간 이중 항혈소판제 투약을 비교한 최초의 대규모 임상 연구”라면서 “특히 상용화된 스텐트 중 금속망이 섬세하고 가느다란 3세대 스텐트를 사용할 경우, 치료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이중 혈소판억제제를 3개월의 짧은 기간만 투약해도 충분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환자의 치료 편의성을 높이고, 의료진에게 자유롭고 다양한 처방 옵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국제 진료지침 개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환자 중 90% 이상은 재협착을 방지하기 위해 약물이 표면에 입혀진 약물용출 스텐트를 삽입받는다. 약물용출 스텐트는 재협착의 위험을 크게 낮췄지만 내부에 혈전(응고된 피 덩어리)이 발생할 위험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약물용출 스텐트 삽입 후에는 아스피린과 클레피도그렐 등 항혈소판제들 중 2가지 조합을 동시에 투약 받는 이중 항혈소판제 치료를 장기간 시행하는 것이 표준 치료방침이 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6일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회의 주요 임상연구 세션에서 발표됐고, 발표와 동시에 미국 심장학회 공식 학술지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 IF; 39.9)’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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