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소비자 없으면 은행도 없어…상생 필요"(종합2보)
이복현 금감원장 "소비자 없으면 은행도 없어…상생 필요"(종합2보)
  • 뉴시스
  • 승인 2023.03.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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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국민銀, 상생금융 확대 간담회 개최
국민銀, 가계대출 전 상품 금리 인하
이복현 "상생금융, 지속가능한 형태로 자리잡아야"
정병혁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등 임직원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에서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간담회를 하고 있다

최홍 이주혜 기자 = 은행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국민은행을 찾아 상생금융 노력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소재 국민은행을 방문해 소상공인, 개인 차주 등과 상행금융 확대를 위한 현장 감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이재근 국민은행장과 담당 부행장들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고금리로 국민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은행도 국민경제의 일원으로써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은행이 시장 상황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로 손쉽게 이익을 거두면서도 고객과의 상생노력은 충분히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없으면 은행도 존재할 수 없는 만큼 고객과의 상생노력이 지속돼야 은행의 장기 지속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며 "국민은행의 지원방안 발표는 시의적절하고, 또한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은행의 노력이 일회성이거나 전시성으로 흘러가지 않고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며 "예금, 대출 등에 있어 실질적인 경쟁환경이 조성돼 은행서비스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소상공인과 개인 차주들은 대출규제 완화 등 금융애로사항을 중점적으로 건의했다.

직장인 서현경씨는 "생활하다 보면 돈이 급하게 필요하게 되는 상황이 생겨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며 "은행에서 대출해주지 않으면 결국 '검은 돈(불법사금융)'에서 돈을 빌리게 되는 등 궁지로 내몰리게 된다. 대출규제를 완화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이경욱씨도 "대출은 자영업자로서 생존을 위한 것"이라며 "자영업 대출은 제조업에 비해 제한도 많고 지원도 부족한 것 같다. 은행권에서 좀 더 넓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대출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대출은 심사를 거치고 서류가 있는 상태에서 심사하다 보니 관련 서류가 부족한 신생기업은 은행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해당 사항에 대해 담당 임원 등과 논의해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행은 이노베이션 허브 등을 통해 신생기업에 인큐베이팅하는 제도도 많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병혁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등 임직원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에서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간담회를 하고 있다. 

또 국민은행은 개인 고객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가계대출 전 상품의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했다.

우선 신용대출 금리는 신규와 기한연장 시 최대 0.5%포인트 인하한다.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각각 0.3%포인트 내린다. 전세대출과 주담대 금리 인하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에 모두 적용한다.

이를 통해 신규 대출 고객에 대해서는 약 340억원, 기존 대출 고객에 대해서는 약 720억원 등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이자 경감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제2금융권 대출 전환 상품인 KB국민희망대출도 5000억원 규모로 운영한다. 이 행장은 "3월 말에 출시될 KB국민희망대출은 제2금융권 대출을 받은 고객이 국민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최대 한도를 좀 더 높여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 등 기업고객에 대한 다양한 금융 지원도 시행하기로 했다. 고금리 대출에 대한 금융 부담을 완화하고자 대출금리가 연 7%를 초과하는 경우 추가금리에 대해 최대 2%포인트 인하한다. 또 은행권 공동으로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과 대출이자 원금상환, 연체이자율 감면을 추진한다.

이 행장은 "금융 소비자의 실질적 부담을 줄이고자 다양한 지원사업을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사명을 바탕으로 금융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현안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원장은 은행 이사회 면담 계획과 관련해 "4월부터 일정한 계획이 잡혀 있다"며 "3월 주총이 정리되면 일정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 등과 함께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특정한 어떤 경영 이슈 내지는 인사에 대한 의견을 드린다기보다는, 거버넌스 측면에서 좀 더 효율적이고 선진적인 경쟁 방식으로 운영해달라는 말씀을 드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라며 "감독당국은 IT·가상자산 등 그때그때 시점별로 발생하는 개별 리스크에 대해 어떻게 관리해달라는 말씀을 전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최근 임종룡 회장 내정자의 취임을 앞두고 우리금융그룹 전반에서 이뤄지는 지배구조 개편 모습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이 연말·연초에 여러 (안 좋은) 이슈가 있었으나 최근 새로운 회장과 새로운 CEO진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금융지주의 경쟁력 강화,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여러 노력을 하는 모습"이라며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이런 우리금융의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은행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해, 신규 은행을 설립해 개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금리 등 경제적 고통이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는 현행의 시장 구조를 타파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 숫자가 5개는 경쟁적이지 않고 7개라면 경쟁적이라는 식의 논의는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실질적 경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금리 효과가 고스란히 차주에게 모두 전가되는 시장 구조에서 은행들이 자유롭게 영업하고 있다는 점에 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기조는 금리 인상을 골자로 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 상승이 초래하는 경제 주체들의 고통은 다른 어떤 것보다 강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입장도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기준금리 상승으로 금리 변동이 일어나는 점에 대해서는 당연히 저희도 시장 자율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개별 은행들은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그 범위 내에서 소비자 특성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하는 노력 차원인 만큼(한은의 물가 잡기와) 배치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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