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재진만 허용한다면 '제2의 타다법' 될 것”
“비대면 진료, 재진만 허용한다면 '제2의 타다법' 될 것”
  • 뉴시스
  • 승인 2023.03.1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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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재진 중심 비대면 진료 제도화 추진
산업계 “이용자 10분의 1로 줄어들 것” 우려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왼쪽 세번째)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스위치22에서 열린 보편적 의료체계를 촉구하는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성명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3.15.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왼쪽 세번째)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스위치22에서 열린 보편적 의료체계를 촉구하는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성명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3.15.

보건복지부가 재진 환자만 이용할 수 있도록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추진하면서 관련 업계가 제2의 타다법이라고 비판했다. 비대면 진료 앱 이용자의 99%가 초진 환자라는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이유다.

15일 비대면 진료 서비스 운영사들로 구성된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재진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할 경우 이용자는 10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체는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적 의료접근성 강화와 반대되는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앞서 복지부는 최근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면서 재진 중심으로 추진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해당 원칙이 제도로 굳어지면 초진 환자는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업계는 복지부가 정책 추진의 근거로 제시한 통계가 정확한 분석 없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코로나19 재택치료 제외 비대면진료 736만 건 중 재진이 81.5%, 초진이 18.5%였다고 밝혔다.

이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사무국장은 “복지부가 발표한 것은 1차원적으로 분석된 것”이라며 “질병에 따른 초진 비율, 연령별 질병 유무에 따른 초진·재진 비율이 어떠한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교차 분석은 전혀 돼 있지 않은 단편적인 데이터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결국 초진 환자가 서비스를 이용 못 하게 되면 비대면 진료 산업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재진으로 한정하면 예측하기론 90%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불렀던 택시만 불러야 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협의회는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화 공동회장은 “저희 다 3년 동안 정부 지침 따르고, 의협과 약사회 의견을 다 반영해왔다”며 “적어도 정부에서 합리적인 많은 대책을 발표해 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에서도 아마 현장의 목소리를 잘 모를 수 있어 이번 대책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사실 합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늦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앞으로 비대면 진료 정책에 대한 목소리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장 공동회장은 “비대면 진료가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비대면 진료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7개국(G7) 중 비대면 진료에 재진 환자만 가능하도록 한 곳은 없다. 프랑스, 일본, 호주 등이 주치의에게 비대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제한이 있지만 초진 환자에게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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