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00조 투자…"결국 '파운드리'가 승부수"
삼성전자, 300조 투자…"결국 '파운드리'가 승부수"
  • 뉴시스
  • 승인 2023.03.1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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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평택공장 전경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메모리 가격 폭락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이 반도체 사업의 최대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수주형 산업'인 파운드리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1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53억9100만달러(7조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55억4400만달러보다 2.8% 감소했지만,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파운드리 사업은 반도체 불황기를 맞아 삼성전자의 핵심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회사의 최대 실적 효자인 D램를 소폭 밑도는 수준까지 커졌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D램 사업 매출은 55억4000만 달러로, 파운드리와 불과 1억4900만 달러 차이다. 역대급 반도체 한파를 맞아 삼성전자 매출 구조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메모리 침체에도 파운드리 매출은 견조
하지만 일부에선 파운드리 사업의 약진은 단순히 메모리 부진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는데 특히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더 안좋았다. 삼성전자 D램 매출은 지난 2021년 4분기 105억8000만 달러에서 47.6% 급감했다.

다만 파운드리 매출은 반도체 산업 전반의 침체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에 비해 글로벌 경기 영향이 낮은 파운드리 산업의 강점이 더 부각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분야 1위 달성을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전날 용인에 710만㎡ 규모의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는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국내·외 우수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 및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등을 최대 150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용인 클러스터에는 대규모 파운드리 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용인 팹이 가동되면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 미국 오스틴시 및 테일러시 생산기지와 함께 생산 능력이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에 버금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적자 위기 속에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통해 위기 돌파구도 마련한다. 당장 2027년까지 모바일 외 제품군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024년 말까지 지난해 대비 3배 끌어올릴 계획이다.

◆메모리 수요 폭증에도 대응…기술 ‘초격차’ 확보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 계획 발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초격차’ 전략을 이어간다.

반도체 업황 둔화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차입해 반도체 투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을 전분기 40.7%에서 45.1%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점유율은 40.6%에서 46.9%로 끌어올려, 매출 부진에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도 미래 수요에 대비하고 선단 공정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자율주행 시스템 등 인공지능 기반의 반도체 관련 기술에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메모리뿐 아니라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기술 초격차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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