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뇌 줄기세포, 파킨슨병에 효과적"…유효성 첫 입증
"태아 뇌 줄기세포, 파킨슨병에 효과적"…유효성 첫 입증
  • 뉴시스
  • 승인 2023.03.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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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신경 전구세포 투여 후
안전성·운동 능력 향상 첫 확인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 차병원 신경외과 김주평 교수. 

 백영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태아 중뇌 조직 줄기세포로 만든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를 파킨슨병 환자에게 투여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파킨슨병은 중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유발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 차병원 신경외과 김주평∙정상섭 교수팀과 차 의과학대학교 바이오공학과 문지숙 교수팀이 70세 이하 파킨슨병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를 투여해 안전성과 운동 능력 향상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환자들을 세포수 (4x106·12x106·4x107)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눈 후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를 양측 대뇌 피각부에 이식해 평균 12개월 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기능을 평가하는 지표(UPDRS)가 ▲저용량 그룹(4x106 세포 투여) 11.6% ▲중용량 그룹(12x106 세포 투여) 26% ▲고용량 그룹(4x107 세포 투여) 40%로 각각 나타나 운동능력 회복 효과가 확인됐다.

면역세포가 이식된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를 공격하는 면역거부 반응, 출혈, 종양형성, 염증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도 확인했다. 손발 떨림, 근육 경직, 둔한 움직임 등 파킨슨병 중기로 일상 생활이 어려웠던 여성 A씨(65)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후 대중교통으로 병원을 찾는 등 전반적인 운동 기능 향상을 보였다.

지금까지 태아 중뇌에서 유래한 줄기세포에서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를 만들어 환자 뇌 속에 이식하는 ‘세포 대체 치료’ 가 파킨슨병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환자 1명을 치료하는 데 6~10명의 태아 뇌 조직이 필요해 윤리적·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문 교수팀은 지난 2005년 독일 라이프찌히대학 신경과 요하네스 슈바르츠 (Johaness Schwartz) 교수, 미국 하버드 의대 김광수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태아 중뇌에서 유래한 도파민 신경세포 대량 증식에 성공했다. 이후 차바이오텍은 도파민 전구세포를 대량 생산했고, 분당 차병원 신경외과 김주평∙정상섭 교수팀은 치료제를 환자에게 적용해 효과를 확인했다.

김 교수는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 이식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능력 향상을 확인한 것은 매우 의미 있다”면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CT) 검사 등을 통해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 이식의 안전성과 유효성(운동 회복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10년 이상 장기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도 파킨슨병 진행 억제를 확인해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기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무브먼트 디소더스(Movement Disorder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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