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적자폭 더 늘어난다면…무감산 기조는?
삼성전자, 1분기 적자폭 더 늘어난다면…무감산 기조는?
  • 뉴시스
  • 승인 2023.03.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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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 반도체 한파로 삼성전자가 올 1분기 1조원 단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 영업적자가 최대 4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에선 삼성전자가 이 수준의 적자에도 불구, 특유의 '무감산 기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올 1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지난달 예상치 2조8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상향했다. 연간 적자 규모 역시 4조5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1분기 메모리 반도체는 D램, 낸드 출하부진과 가격하락이 동시에 맞물리며 재고평가손실 확대가 예상돼 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유진투자증권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1분기 영업손실이 3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메모리 적자폭 확대와 함께 비메모리도 파운드리(위탁생산) 가동률 하락과 브랜드 제품 수익성 악화로 실적이 상당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 재고가 많다는 것인데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줄이고 재고평가 손실도 반영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고정비 부담이 더 높아져 칩당 원가는 한결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반도체 실적의 회복을 위해서는 공포스러운 깊은 적자의 골짜기를 건너야만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역대급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삼성전자 적자폭이 앞으로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삼성전자가 경쟁업체들과 달리 '나홀로 무감산' 정책을 고수할 수 있겠느냐도 관심거리다. 삼성전자는 무감산 기조로 지난해 4분기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올리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수익성 하락은 피해가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D램 매출은 55억4000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25.1% 줄었으며, 낸드는 34억80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19.1% 감소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굽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반도체 투자를 위해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차입했고, 2042년까지 300조원 투자 계획을 공개하는 등 반도체 투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5일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불확실성 여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시장은 신규 응용처를 중심으로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미래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설비 투자는 시황 변동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며 "제품 라인업 효율화, 라인 설비 호환성 강화 등 투자 효율 제고와 체질 개선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첨단공정 전환을 통한 '자연적 감산'을 사실상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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