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실장 교체, 보고누락설·갈등설 여진…외교·안보라인 연쇄 이동
안보실장 교체, 보고누락설·갈등설 여진…외교·안보라인 연쇄 이동
  • 뉴시스
  • 승인 2023.03.3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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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안보실장 전격 사퇴…"尹, 고심 끝 수용"
'블랙핑크' 보고 누락 파장…비서관 먼저 교체돼
김성한-김태효 갈등설…"제 논란 국정 부담 없길"
취임 1년 맞물려 '조태용 사람' 대거 교체 가능성
홍효식 기자 =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생각에 잠겨있다. 

김지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후임자를 곧바로 내정하며 수습에 나섰으나 이례적 교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12년 만의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을 코앞에 두고 안보수장 자리에 공백이 발생하면서 외교·안보라인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해진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29일 오후 김은혜 홍보수석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사의를 오늘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며 "대통령은 후임 국가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기자단에 김 실장이 입장문을 내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안보수장 교체를 공식화하고, 후임자까지 공개한 것이다.

◇ '블랙핑크' 나비효과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외교 관료 출신인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사퇴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격무'와 '일신상의 이유'라는 대통령실의 설명이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한 달 남짓 남겨두고 이문희 외교비서관까지 교체되자 자연스럽게 김 실장 책임론으로 이어졌다. 교체설이 불거진 당일 윤 대통령이 김 실장을 비롯한 안보실 참모들과 예정에 없던 오찬을 하며 방미 준비를 잘해보자고 다독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리되는 듯했으나 결국 김 실장은 오찬 다음날 사퇴했다.

외교라인들이 연이어 사퇴하게 된 데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준비 과정에서 보고 누락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 한국의 블랙핑크와 미국의 레이디가가 등이 참여하는 문화행사를 제안했는데 관련 보고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가 뒤늦게 윤 대통령이 알고 수습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비서관이 교체되자 김 실장이 관리자로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셈이다. 여기에다가 윤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창인 김 실장과 김태효 안보실 1차장과의 갈등설도 부담이 됐을 거라는 관측이다. 이 비서관 후임자는 김 차장과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온 외교관료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초 안보실장 교체를 검토한 바는 없었다. 그러나 안보실장이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여러 차례 피력했고,대통령도 만류했으나 고심 끝에 수용한 거로 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사의 입장문에서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도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조태용 주미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 尹, 현직 주미대사에 SOS…연쇄 이동

김 실장의 전격 사퇴로 외교·안보라인 인적쇄신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당장 취임 첫 미국 방문을 앞둔 윤 대통령은 현직 주미대사를 안보실장으로 불러들였다.

조태용 안보실장 내정자는 대표적 '북미통'의 외교관료 출신으로 국민의힘 비례의원에 있다가 윤석열 정부 초대 주미대사로 부임한 인물로 현 상황을 컨트롤할 최적임자라는 평가다.

다만 현직 대사의 이동에 따른 파장은 불가피하게 됐다. 후임 주미대사로는 조현동 외교1차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공관장 인선 작업이 마무리단계인 시점에서 고위당국자들의 연쇄 이동에 따른 혼선이 있을 수 있다.

안보실 참모진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초 취임 1주년이되는 오는 5월께 업무평가와 함께 인적쇄신 차원의 교체가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없진 않았다. 경우에 따라 대규모 교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현재 안보실에 있는 참모들은 대부분 이명박 정부 당시 안보실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라며 "조태용 실장 체제로 개편된 경우 업무 효율성과 팀워크 제고 차원에서 조태용의 사람들로 채워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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