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의 입'에 실망한 美 증시…코스피 영향은
'파월의 입'에 실망한 美 증시…코스피 영향은
  • 뉴시스
  • 승인 2023.05.0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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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다우 0.80%↓
예상대로 베이비스텝…동결은 선 그어
 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이른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우연수 기자 =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올렸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예상보다 매파적인 발언에 미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번이 마지막 금리인상이라는 메시지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연준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장 마감 후 은행주가 시간외 급락하면서 글로벌 은행에 대한 불안이 커진 점도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미 연준의 베이비스텝(25bp 금리 인상), 파월 의장의 발언, 미국 금융주의 시간외 급락 등의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간밤 미 연준은 3월 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4.75%~5.00%에서 5.00%~5.25%로 인상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이다. 앞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이번 FOMC에서 25bp 인상 확률을 87.1%로 예견한 바 있다. 예상과 동일한 기준금리 인상에 뉴욕증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향후 기준금리 동결 여지를 열어놓은 성명 내용이 공개된 직후 오름폭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70.29포인트(0.80%) 떨어진 3만3414.2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28.83포인트(0.70%) 하락한 4090.7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5.18포인트(0.46%) 하락한 1만2025.33에 각각 장을 마쳤다.

시장은 연준이 이날 '베이비스텝'을 밟은 뒤 6월 FOMC 정례회의부터 당분간 동결을 유지하거나 하반기부터 인하할 가능성도 기대했던 만큼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실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인상 발표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동결에 관한 결정은 오늘 내려지지 않았다"면서 "더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타당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인상 여지를 언급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적정 수준에 도달했을 경우에만 금리인하가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수 있음을 시사하자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

특히 기자회견 대부분 은행 리스크에 대해 언급하자 지역은행이 약세 전환됐다. 연준은 은행권 사태로 인한 신용 긴축이 고용과 경제, 인플레이션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장 초반 반등하던 은행주 전반이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팩웨스트 뱅코프는 2.0%, 웨스턴얼라이언스 뱅코프는 4.4% 하락했다. 팩웨스트는 장 마감 후 매각을 검토한단 소식에 시간외에서 50% 이상 급락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 국내 증시는 보합권 출발이 예상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미 증시가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며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데이터 중 특히 신용 조건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날 기자회견 대부분이 지역 은행과 신용 여건 등에 대한 내용이었던 만큼 관련 우려가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 마감 후 팩웨스트은행 등 지역은행이 급락한 점도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며 "여기에 시간 외로 팩웨스트가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발표 후 급락하는 등 지역은행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미국 경제가 견고하고 파월 연준 의장이 경기 침체보다는 경제의 완만한 성장을 언급하는 등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며 "더불어 연준이 성명서를 통해 금리인상 기조의 변화를 표명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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