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치료않고 방치하면…"환자절반, 3개월 생존에 그쳐"
간암, 치료않고 방치하면…"환자절반, 3개월 생존에 그쳐"
  • 뉴시스
  • 승인 2023.05.08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간암진단 후 치료 안받은 환자 첫 대규모 연구
"면역복합 간암치료 보험적용…적극 치료해야"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임상강사·가톨릭의대 의학과 권민정·장소이 학생.

백영미 기자 = '국내 암 사망률 2위' 간암을 치료 받지 않은 환자들의 생존기간 중간값(병을 진단받은 환자 중 절반이 생존해 있는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연구팀(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임상강사·가톨릭의대 의학과 권민정·장소이 학생)은 2008년도부터 2014년까지 전국 간암등록사업에 등록된 치료받지 않은 간암 환자 1045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간암 치료를 간 절제, 간 고주파 열치료, 간동맥화학색전술, 전신항암화학요법, 간 이식으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치료받지 않은 환자들이 간세포암을 진단받은 평균 나이는 59.6세였고, 80.2%가 남성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은 3개월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은 100명의 환자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50번째 환자가 사망하는 시점이다.

  간암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이 치료받은 환자에 비해 고령이고, 종양이 더 진행된 상태였다. 하지만 치료를 안 받은 환자의 11.7%인 123명은 간암 병기(0-A-B-C-D)가 0·A기로 매우 초기이고, 9.2%(96명) 역시 B병기로 초기에 해당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상태였다.

치료받지 않은 환자군의 간세포암의 불량한 예후(경과)와 관련된 주요 인자는 종양 병기 평가지표(BCLC stage), 간 기능 평가 지표(MELD score), 간세포암 표지자(혈중 AFP 농도)로 확인됐다. 특히 진행한 병기 D단계, 10점 이상 높은 간 기능 평가 지표, 1000ng/mL 이상의 혈중 알파태아성단백(AFP) 농도가 불량한 예후와 관련이 있었다.

성 교수는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의 연구로, 치료받지 않은 간암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환자에게 치료 방침을 적용하거나 정부의 건강 보험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면역복합치료가 진행성 간암에서도 1차 치료로 건강보험 급여가 등재돼 진료비 부담은 줄어들고 건강하게 치료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간암을 진단 받아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꼭 간암 전문의를 찾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 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가톨릭의대 부속병원에서 근무 중인 권민정·장소이 수련의(인턴)는 “연구 설계부터 논문 완성까지 많은 것을 배운만큼 앞으로도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하는 의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 (Frontiers in Oncology)’ 3월호에 소개됐고,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간학회를 통해서도 발표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