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 절굿공이를 갈아 바늘로
쇠 절굿공이를 갈아 바늘로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5.0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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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은 어렸을 때 놀기를 좋아하고 책 읽기를 싫어했다. 그래서 공부하러 갔다가 다 마치지도 못하고 포기하고서 사방을 떠돌아다녔다. 어느 날 길을 한참 걷다가 한 할머니가 길가에 앉아 쇠 절굿공이를 숫돌에다 열심히 갈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백은 의아해서 물었다. "할머니 무얼 하고 계시나요?"

할머니가 대답했다. "바늘을 만든다오. 젊은이"

"정말이세요? 이렇게 큰 절굿공이를 언제 다 갈아 바늘을 만든단 말씀이세요?"

할머니가 웃으면서 말했다. "절굿공이는 갈면 갈수록 가늘어진다오. 결심하고 날마다 갈면 바늘이 안 될 리가 없지."

이백은 이 말을 듣고 깨달은 바 있어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한 권씩 책을 읽어 나갔다. 그는 다시는 놀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

나중에 이백은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이 되었다.

▶ 두보의 시는 매우 진지하고 단정하지만, 이백의 시는 분방하고 활달하며 낭만적이어서 마치 저절로 샘솟듯 솟아 나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장이 이백을 일컬어 '하늘에서 땅으로 유배 온 신선'이라고 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이백이 '술 한 말에 시를 백 편이나'줄줄 읊어 댈 만큼 천부적인 재능을 자랑했다고 해도, 실은 어릴 때부터 절굿공이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것 같은 각고의 노력이 그 바탕이 되었던 것이다. 천부적 재능이 학습에 유리한 조건이 되기는 하지만 후천적인 노력 없이는 재능을 살릴 수 없다.

(사진출처: 中国历史网)
(사진출처: 中国历史网)

끈기있게 노력하면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뜻의 성어 마저성침(磨杵成針) 또는 철저성침(鐵杵成針)의 유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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