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도 안되는 뇌하수체…얕봤다간 희귀·난치병 시달린다
1g도 안되는 뇌하수체…얕봤다간 희귀·난치병 시달린다
  • 뉴시스
  • 승인 2023.05.1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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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하수체, 신체 호르몬 분비 조절
기능 이상 시 말단비대증 등 유발
진상욱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뇌하수체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영미 기자 = 뇌 정중앙 하단에 위치해 각종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뇌하수체가 종양 등으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11일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뇌하수체는 크기 1.5cm 내외에 무게도 1g이 채 되지 않는다. 머리 안쪽 깊숙이 위치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손상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종양 등 각종 병변으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손·발·코·턱·입술 등 신체의 말단 부분이 커지는 말단비대증,  뇌하수체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의 기능이 저하되는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뇌하수체 질환의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종양’이다. 종양은 뇌하수체의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방해해 여러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거나 적게 분비되도록 만든다.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 주변에 위치한 시신경, 뇌막 등을 압박해 두통과 시야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진상욱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말단비대증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과잉 분비돼 나타나고 발병 시점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며 “성장판이 닫히기 전인 경우 체격이 커지고, 성장판이 닫힌 후 발생하면 아래턱 크기가 커지고 손발 역시 커지면서 두꺼워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호르몬 분비가 부족해지면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 교수는 “부족한 호르몬의 종류, 정도와 진행 속도에 따라 부신기능저하증, 갑상선기능저하증, 여성·남성호르몬에 의한 불임, 성기능 장애 등도 유발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진단에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을 활용한 영상의학 검사와 호르몬 검사가 활용된다. 뇌하수체 종양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종양 자체의 문제라면 기능성 종양, 주위 혈관이나 신경, 다른 조직을 압박해 문제를 유발하면 비기능성 종양으로 구분한다. 다만 종양이 있더라도 호르몬 분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거나 두통, 시야 장애 등의 증상이 없다면 정기 검사로 변화 유무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좋다.   

진 교수는 “뇌하수체 질환의 국내 발병률은 매우 낮지만, 방치할 경우 외적인 변화는 물론 2차적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널리 알려진 만성질환과 달리 전문적이고 계획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질환이여서 경험이 많은 의료진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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