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6월 항쟁도' 벽화 복원과 관련한 찬반 공방 가열
동아대 '6월 항쟁도' 벽화 복원과 관련한 찬반 공방 가열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5.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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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가 일부 걷어진 6월 항쟁도

부산 동아대 승학캠퍼스 벽면에 남아있는 6월 항쟁 관련 벽화복원과 관련하여 찬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벽화복원을 두고 학교 측과 동아대 민주동문회 등으로 구성된 벽화복원사업추진위원회(이하 벽화복원 추진위)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벽화복원 추진위는 "벽화를 덮고 있는 담쟁이를 걷어낸 뒤 벽화를 하루빨리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학교 측은 "디지털복원 방식으로 박물관에 보존하는 것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아대 승학캠퍼스 교수회관 앞 벽에 길이 30, 높이 3로 그려진 6월 항쟁도는 19876월 민주항쟁 1년 뒤인 1988615일부터 두 달간 동아대 내 그림 동아리인 '열린 그림 마당'에 의해 제작되었다. 벽화에는 6월 항쟁 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이태춘 열사가 성조기를 찢는 모습 등이 그려져 있다

2007년 비운동권 총학생회가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항쟁도를 지우려고 했었지만부산 민주항쟁기념사업회·부산 민족미술인협회 등의 반발로 실행하지 못했다. 이후 6월 항쟁도는 담쟁이덩굴에 가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벽화 복원 시안도(박경호 작가 제공)

2017년부터 동아대 민주동문회를 비롯한 전국 68개 대학의 민주동문회와 부산 22개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복원 계획이 공론화되었다

지난해 3월 박경호 작가가 제작한 벽화복원 시안도가 공개되기도 했다.

동아대 석당 학술원은 3D 스캐닝 기법을 활용해 6월 항쟁도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대 관계자는 "현재 6월 항쟁도가 배수로 위에 있어 영구적 보존이 어렵기때문에 디지털복원을 통해 박물관에서 보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벽화복원 추진위 측은 동아대가 택한 3D 스캐닝 기법은 6월 항쟁도를 복원하려는 목적과 맞지 않는다고 맞섰다.

벽화복원 추진위 관계자는 "벽화의 실물이 존재하는데 박물관에 6월 정신을 가두려 하는 것은 진정한 벽화복원이라고 볼 수 없다""6월 항쟁도가 학내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부산지역 6월 민주항쟁을 대표하는 벽화로서 많은 사람에게 공개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되어 지난 달 19일 담쟁이를 일부 걷어 내었다"고  말했다.

동아대 측은 6월 항쟁도 앞에 “벽화를 포함한 벽면 및 담쟁이덩굴 등의 훼손을 금지한다”는 경고 안내판과  CCTV를 설치했다.

 한편부산시 시민청원 게시판인 ‘OK 1번가에는 자신을 동아대학교 학생이라고 밝히며 '6월 항쟁도를 부산시의 민주화운동 유적으로 지정'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제기되었다. 이 청원에 공감한 사람의 수는 9일 현재 31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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