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한화오션으로 새출발…'화학적 결합' 지상과제
대우조선, 한화오션으로 새출발…'화학적 결합' 지상과제
  • 뉴시스
  • 승인 2023.05.2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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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주총 열고 사명 변경 및 권혁웅 신규 대표 선임
40조 수주 잔량 등 고려시 실적 반등시기 빠를 전망
화학적 결합도 중요 과제…노조와 관계 설정 합격점

김동현 기자 =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새출발한다. 한화오션의 새로운 수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내정됐다. 김동관 부회장의 측근 인사들도 이사진으로 합류해 경영 정상화를 지원한다.

한화오션은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3년치 이상 일감인 40조원 규모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선박 가격 상승으로 올 하반기에는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임시주총서 사명 변경, 권혁웅 대표 선임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오션플라자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한다. 또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9명의 새로운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도 결의한다.

사내이사 후보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 김종서 전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이사,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이사 등 3명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사외이사 후보자는 이신형 대한조선학회 학회장, 현낙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지 P. 부시 Michael Best & Friedrich LLP 파트너, 김재익 전 KDB인프라자산운용 대표이사, 김봉환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등이다.

사명변경을 비롯해 새로운 대표이사, 사내외 이사 선임의 건이 일제히 통과되면 대우조선해양은 22년만에 민영화 작업을 완료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지 5개월 만에 대우조선해양을 품은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이후 5차례에 걸쳐 민영화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6번째 시도만에 성공했다. 한화그룹의 경우 2008년 김승연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을 추진하다 무산된 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15년만에 마무리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친환경에너지, 방산, 우주항공 분야에서 조선·해운까지 진출하게 됐다. 업계에선 한화오션을 앞세워 선박 건조는 물론 해운업, 해상화물운송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정철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유럽에서 열린 친환경 선박 기술 관련 컨퍼런스에서 성능 검증 결과를 발표해 친환경 선박 기술의 우수성과 신뢰성을 시장에 입증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의 최신 기술인 축 발전기와 공기윤활시스템이 적용된 LNG운반선 항해 모습

◆40조 수주 잔량 등 고려시 실적 반등 빠를 듯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한화오션의 수익성 개선이다.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액 4조8602억원, 영업적자 1조61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8.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원대를 적자를 지속했고 10개 분기 연속 적자다.

1분기 실적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15.61% 증가한 매출액 1조4398억원, 영업적자 6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분기 4161억원에서 대폭 감소했다. 1분기 적자에 대해 외주비 상승 등 예정 원가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2분기 이후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흑자 전환을 자신했다. 현재 40조원 규모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수익성이 높은 LNG 운반선 규모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빠른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한화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것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우조선은 2010년대 중국 조선사들이 고부가·친환경 선박 부문에서 저가 수주 공세를 펼칠 때 저가 수주 계약을 진행하면서 수익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사업 방향성이 대우조선과는 큰 차이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수선(군함) 사업 강화, 재생에너지 및 천연가스 관련 제작 역량을 활용한 신사업이 구체화되고 해양플랜트 부문의 사업 안정화가 동반될 경우 실적 정상화 작업은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다.     

◆화학적 결합도 중요 과제…노조와 관계 설정 합격점  
회사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직원들의 화학적 결합도 중요 과제다.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직원들 대다수는 공기업 체제에서 근무했고 민간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출범을 앞두고 일부 직원들은 직장인 커뮤니티를 통해 민간 기업에서의 근무 강도, 성과 평가 제도 등을 알아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불안감과 기대가 공존하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 기존 조직에도 변화가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한화그룹에서 어떤 식으로 조직 개편을 할 지 기존 임원들을 비롯해 직원들의 이동 및 인사가 어느정도 수준에서 이뤄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회사 안팎에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노조가 인에 따른 위로금을 요구한 것에 대해 매출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기준 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강성 노조로 불리는 대우조선 노조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회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노사가 원만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경우 직원들의 화학적 결합도 이뤄낼 수 있다는 예상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향후 선언문 작성 등을 통해 성과급 지급 등의 합의는 5월 내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한화와 대우조선 노조는 한화오션의 미래를 위해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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