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태아 때부터 뇌에 축적돼 신경발달장애 유발"
"미세플라스틱 태아 때부터 뇌에 축적돼 신경발달장애 유발"
  • 뉴시스
  • 승인 2023.05.2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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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만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교수팀, 세계적 저널에 논문 발표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팀의 연구 이미지.

하경민 기자 = 부산의 한 대학 연구팀이 심각한 오염물질로 인식되는 미세플라스틱이 태아 때부터 뇌에 축적돼 신경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불안·우울, 사회성 결여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25일 부산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팀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을 환경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저널 오브 해저드스 머티리얼즈(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4월 23일자에 발표했다.

신경발달은 뇌가 성장하고 발달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뇌는 경험과 자극에 반응해 언어·인지·감정조절 등 다양한 능력을 형성한다. 신경발달이 일어나는 시기에 유전적·환경적 원인으로 입은 중추신경계의 손상은 신경발달장애를 유발한다. 타고난 유전적 원인과 달리 환경적 원인은 화학물질을 비롯한 오염물질의 노출 및 생체 축적, 성장 과정 중의 경험 및 스트레스, 보호자와의 관계 등 다양한 양태를 보인다.

정 교수 연구팀은 환경적 원인 중 미세플라스틱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의 물리·화학적 분해를 통해 생성된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이 5㎜ 이하의 플라스틱을 말하며, 직경이 1㎛(마이크로미터, 0.001㎜) 이하인 나노플라스틱도 포함한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을 신경발달장애 유발의 환경적 원인으로 분석하고자 미세플라스틱의 노출이 신경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현대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미세플라스틱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음을 감안해 생애 전 주기에 걸친 연구를 수행한 것.

신경발달이 활발히 일어나는 태아기부터 성인기까지 지속적으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환경에서 결과치를 분석하고자 임신한 쥐에 미세플라스틱을 노출시키고 미세플라스틱의 노출이 자손 쥐의 신경발달과 자란 후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태아의 뇌에 축적될 뿐만 아니라 자손 쥐의 젖먹이 시기에 모체의 유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뇌에 축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태아 쥐의 뇌에서는 신경발달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했고, 태아 및 성인 자손 마우스에서 뇌 기능 조절에 관여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BA) 수용체 'subunit' 중 하나인 'Gabra2'의 유전자 발현이 유의성 있게 감소했음을 관찰했다.

이렇게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임신 마우스의 자손은 불안 및 우울 장애, 사회성 결여와 같은 비정상적 행동이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발달 시기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축적돼 비정상적 행동을 일으킬 수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정의만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은 음용수와 음식, 공기 중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은 항상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미세플라스틱의 부작용이 신경발달 단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며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노출 및 부작용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야 하고, 나아가 플라스틱 사용에 관한 정부의 정책 강화 및 미세플라스틱 생산의 최소화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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