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전세시장 '반짝' 회복…"하반기 입주폭탄이 복병"
강남 전세시장 '반짝' 회복…"하반기 입주폭탄이 복병"
  • 뉴시스
  • 승인 2019.05.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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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있는데 매물 없어…헬리오시티 입주전 회복
송파구 전세가 11주 연속 상승세, 강남·서초 보합
하반기까지 강남권 입주물량 1만3687가구 예정
재건축 이주도 없을듯…전세가 하락폭 가파를것
송파구의 아파트 전셋값이 20주 만에 상승 전환한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 상가에 전세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조사 기준 송파구의 전셋값은 지난주(-0.07%) 대비 0.02% 올랐다고 밝혔다.
송파구의 아파트 전셋값이 20주 만에 상승 전환한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 상가에 전세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조사 기준 송파구의 전셋값은 지난주(-0.07%) 대비 0.02% 올랐다고 밝혔다.

 #. 직장인 A씨는 최근 서초·강남 지역에서 전셋집을 구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전세 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누군가 금방 계약을 체결하곤 했기 때문이다.

A씨는 "한 단지는 매물이 아예 없어서 한두 달은 기다려야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중개업소에서도 수요는 많은데 전세 매물이 얼마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기다리다 못한 A씨는 지난달 전세 매물이 나오자마자 서둘러 계약을 진행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전세시장이 '반짝'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요는 있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전세가격도 보합세에 접어들었다.

9510가구나 되는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물량이 어느 정도 소화되고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강남3구 전세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헬리오시티가 입주한지 5개월이 지나서 전세시장이 원상 복귀한 것"이라며 "전세 살던 사람이 계속 그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는 등 전세시장은 본질적으로 국지성을 띠어 수요가 일정하기 때문에 매물 부족 현상이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헬리오시티 입주 시기에 진주,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이수 수요가 발생하면서 공급 여파를 어느 정도 상쇄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이로 인해 강남3구 전세가격은 최근 약보합세로 진입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송파구는 1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강남은 상승 내지 보합, 서초도 약보합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는 "계절적으로 비수기지만 전세가격은 헬리오시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그렇다고 크게 오른 건 아니고 작년 10월부터 1~2억 빠졌는데 그 이전 가격으로 돌아온 정도"라고 설명했다.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상가에서 입주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상가에서 입주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강남3구에 대규모 입주 물량이 쏟아져 전세시장은 '반짝' 회복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8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강남3구와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권 입주 물량은 6월 2375가구, 9월 6252가구, 11월 1157가구, 12월 3903가구로 예정돼있다. 남은 물량을 합치면 총 1만3687가구다. 올해 1월 250가구, 2월 2276가구가 입주한 것에 비해 많은 물량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입주 물량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강남3구와 강동구 입주 물량은 6월 1437가구, 7월 607가구, 8월 829가구, 9월 905가구, 10월 405가구, 11월 878가구, 12월 9640가구였다.

올해 상반기까지 입주가 이어진 9510가구 헬리오시티 물량을 제외하면 5191가구에 불과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2분기 입주가 좀 줄어들다가 6월부터 다시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세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계절적 비수기인 여름철과 겨울철에 입주물량이 줄어드는데 올해는 비교적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헬리오시티 미입주 물량이 여전히 1000가구 가량 남아있어 하반기 공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락시영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13일 공고문을 내고 총 입주예정세대수 9510세대 가운데 7053세대만 입주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로 인해 하반기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차단되면서 전세가격 하락폭은 상반기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의 한 중개업소는 "2~3년 전 분양한 물량이 올해 말부터 계속 입주를 시작할 텐데 재건축 이주수요가 없으니까 하반기 전세가격은 더욱 빠질 것으로 본다"며 "올해 12월까지는 전세시장 안정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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