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 확률…'삼성의 별' 되려면 꼭 필요한 이것은?
0.003% 확률…'삼성의 별' 되려면 꼭 필요한 이것은?
  • 뉴시스
  • 승인 2023.12.0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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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현지시간)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 삼성전자가 2024년도 사장단 인사에서 역대 처음으로 이재용 회장보다 젊은 사장을 발탁했다. 임원 인사에서도 30대 상무·40대 부사장들을 연이어 배출하며 세대 교체가 한층 빨라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최초의 70년생 사장…승진 속도는?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정기 임원 인사에서 1970년생으로 올해 53세인 용석우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으로 승진했다. 용 사장은 삼성전자 사장단 평균 나이(3분기 정기보고서 기준)인 58.6세보다 5.6세나 더 젊다.

기존 삼성전자 사장단 중 가장 젊은 사장은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한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1968년생)으로, 이번에 승진한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1970년생)은 김 사장보다 1년 더 빨리 사장이 됐다.

삼성 주요 계열사로 기준을 확대해도 사장단 중에 이부진(53)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고 1970년대 이후 출생은 용 사장이 처음이다.

용 사장의 승진 비결에는 TV 사업의 성과가 깔려 있다. 용 사장은 삼성전자 입사 후 영상전략마케팅팀담당 부장을 거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담당 상무를 맡은 후 TV 사업에서 잇단 성과를 냈다.

그는 2015년 45세 나이에 상무로 선임되며 임원이 됐다. 올해 신임 임원 평균 연령은 47.3세로 용 사장은 이보다 2.3년 더 빨리 상무가 됐다.

용 사장은 2020년대 들어서는 더 빠른 속도로 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이 역시 삼성전자의 다른 사장처럼 뛰어난 기술 경쟁력이 비결이다.

용 사장은 TV개발 전문가로서 개발팀장과 부사업부장을 역임하며 사업 성장을 이끈 점을 인정 받았다. 그는 2020년 50세 나이로 영상디스플레이 개발팀 부팀장이자 전무에 올랐고, 이듬해인 2021년에는 1년 만에 영상디스플레이 개발팀장을 맡으며 부사장이 됐다. 용 사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나이는 51세로 삼성전자 부사장 338명의 평균 나이인 54세보다 역시 3년이 더 빠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이례적으로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에 '부사업부장'이라는 직책을 신설하면서 용 사장에게 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한종희 부회장을 보좌하도록 해 내부적으로도 차세대 사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용 사장의 승진 속도가 평균보다 빠르지만 독보적인 것은 아니다"며 "단 2020년이후 전무를 달자마자 부사장과 사장까지 단기간에 오른 것은 삼성 내부에서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30대 상무들, 승진 비결 뭔가 보니
삼성전자는 3년 연속 30대 임원을 배출했다.

삼성전자에서 평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은 0.93%로 1%가 채 되지 않는다. 더욱이 30대 젊은 나이에 임원을 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그렇다면 30대 상무들에게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삼성전자의 2024년도 인사에서 최연소 임원 승진자는 갤럭시 S시리즈 선행 개발을 주도한 손왕익(39) DX부문 MX(모바일) 사업부 스마트폰개발 1그룹 상무다.

손 상무는 하드웨어 개발 전문가로 갤럭시 S시리즈 선행 개발을 이끌며 혁신기술 및 특허기술을 다수 확보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지난해 최연소 상무에 오른 배범희 상무는 37세에 DX부문 생산기술연구소 하드웨어기술그룹 상무로 승진했다.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전기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2015년 9월 삼성전자에 입사한 배 상무는 무선주파수(RF) 신호전송과 플렉서블 인쇄회로기판(PCB) 등 미래 주력기술 확보와 다수의 특허를 출시해 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배 상무는 삼성 내부 인터뷰에서 자신의 승진 비결로 생산기술연구소 특유의 '조직 문화'를 꼽았다. 그는 "생산기술연구소의 가장 큰 장점은 업무에서 수평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연차에 상관없이 과제 리더가 될 수 있고, 그 덕분에 저연차에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DS(반도체)부문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이병일 상무도 39세에 임원이 됐다. 카이스트 전기컴퓨터학과를 나와 스탠포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를 받은 이 상무는 플래시 제품개발 전문가다. 신공정 이해도와 최적화 노하우를 바탕으로 V낸드 신제품 적기 개발 및 제품 특성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2021년에는 30대 상무가 4명이나 나와 주목 받았다. DX부문 생산기술연구소 소재민, 삼성리서치 시큐리티&프라이버시팀 심우철,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김경륜, 시스템LSI사업부 AP개발실 박성범 상무가 주인공이다.

소재민 상무는 영상 인식 및 처리 분야 기술 전문가로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화면 내 콘텐츠 분석 툴을 개발하고 화질 자동 최적화 기능 개발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소 상무는 직무 성장을 위해 "주변에 관심을 갖고, 미래를 상상해보라 조언하고 싶다"며 "특히 엔지니어들이 본인 역할에만 갇히고 시야가 좁아질 때가 많아서 고립되기 쉬운데 주위 상황에 맞출 수 있어야 성장하고, 인정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심우철 상무는 보안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오픈소스 내 취약점 분석 자동화 및 지능형 보안위협 조기 탐지기술 개발로 제품·서비스 보안 수준을 높인 인물이다.

김경륜 상무는 아키텍처 및 저전력 설계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D램 설계 역량을 향상하는 데 기여해 승진했으며, 박성범 상무는 모바일 프로세서 설계 전문가로 CPU, GPU 등 프로세서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AMD 공동개발 GPU 설계의 완성도를 향상하는데 기여했다.

이처럼 지난 3년 간 최연소 임원 승진 인사의 면면을 보면 이재용 회장이 강조하는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발탁이 배경에 깔려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고 강조했고,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기술 인재 발탁에는 외국인 직원도 예외가 없다. 삼성전자 역대 최연소 임원은 지난 2014년 33세에 상무로 승진한 프라나브 미스트리다.

인도 출신 천재 과학자로 유명한 그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산하 벤처 조직 '스타랩스'를 이끌었다.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워치, 기어 360, 빅스비 AR, 인공인간 네온 프로젝트 등에 공헌했는데 2021년 삼성전자를 떠났다.

◆0.003% 확률…삼성 CEO 되려면 꼭 필요한 '이것'
삼성전자 임원 인사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지만 나이보다 빠른 승진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 12만명 중 회장과 부회장은 단 4명. '0.003%' 확률이다. 그만큼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이 쌓아 올린 성취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에 처음 1970년생 사장에 오른 용석우 신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2015년 12월 상무에 오른 뒤, 올해 12월 사장 승진까지 불과 8년이 걸렸다.

이는 현재 최고경영자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보다 2년 더 빠른 속도다.

한 부회장의 경우 영상디스플레이 개발팀 부장(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던 2007년 1월 상무로 승진했고, 이후 2017년 11월 사장이 됐다. 임원에서 사장까지 단 10년 만에 올랐다. 한 부회장은 이어 지난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삼성전자의 모든 완제품을 총 지휘하는 DX부문장이 됐다.

한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를 이끄는 나머지 한 축인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도 승진이 빠른 편으로 11년 만에 사장이 됐다.

그는 1963년생으로, 만 45세인 2009년 1월 연구임원(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2020년 1월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계열사 삼성전기의 대표이사(사장)에 올랐다. 지난 2021년 12월에는 DS부문장으로 다시 삼성전자 사장으로 복귀했다.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은 삼성전자에서 '최연소' 타이틀을 휩쓴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68년생으로 2007년 1월 만 38세 나이로 삼성의 별이 됐다. 이후 2012년 12월 최연소 부사장(만 44세)이 됐고, 2018년 12월 최연소 사장(50세) 타이틀까지 얻었다. 그래도 사장까지 걸린 시간은 12년이다. 노 사장은 2020년 1월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무선사업부장에 오르며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입지를 굳혔다.

삼성전자 첫 여성 사장인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도 사장 승진까지 15년이 걸렸다. 그는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2007년 입사 후 지난해 12월 사장이 됐다.

이처럼 삼성 최고경영진은 남들보다 한발 빠른 승진으로 그 자리에 올랐지만 8년 만에 사장이 된 용 사장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빠른 승진이 무조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은 그동안 많은 30대 기술인재를 상무로, 40대 리더를 부사장으로 발탁했지만 그들 모두가 최고경영진에 오르진 못했다. 물론 '샐러리맨 신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처럼 삼성전자 CEO만 12년 넘게 맡은 경영인도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에서 사장이 되려면 빠른 승진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성과'를 상징하는 '1등 제품'이다.

한 부회장의 경우 삼성전자 TV 1등 신화에 큰 공을 세웠다. 그는 특히 전 세계 시장에 'TV는 소니'라는 등식을 깨고, 삼성전자를 전 세계 1등 브랜드 반열에 올린 '보르도 TV'의 개발 주역이다. 지난 2006년 3월 출시한 보르도 TV는 와인잔 같이 패널 아래를 'V자'로 디자인한 형태로 전 세계에 '미투' 제품을 낳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종희 당시 부장이 임원으로 승진한 것도 보르도 TV가 출시된 이듬해 1월이다.

한 부회장은 이후에도 삼성전자 TV의 전 세계 1위 달성을 지휘하며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인해 TV 수요가 급감했지만, 올해 18년 연속 TV 시장 1위 수성이 확실시하고 있다.

경계현 사장은 2013년 미세화 기술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세계 최초 3차원 'V 낸드 플래시' 개발로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았다. 이 상은 삼성의 기술 발전과 실적 향상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재들에게 주어지는 최고 명예의 상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4년 만들었다.

특히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에게는 1억원의 상금과 함께, 1직급 특별승격 기회를 준다. 삼성 식 '성과주의'의 상징이라는 것도 이런 파격적인 혜택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그룹 해체 이후 이 상도 사라졌다.

경 사장이 3차원 낸드 시장을 연 이래, 22년 연속 삼성전자가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낸드 기술 '초격차'를 앞세워, 여전히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노태문 사장도 자신만의 세계 1등 제품이 있다. 그는 2007년 세계에서 가장 얇은 6.9㎜ 두께의 200만 화소 카메라폰인 '울트라에디션 6.9'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후 삼성전자 스마트폰 '메가히트' 제품으로 평가받는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개발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아 또 다시 승진했고,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접는 스마트폰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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