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마무리 투수 잰슨, 사상 초유의 '고의 보크' 후 세이브
다저스 마무리 투수 잰슨, 사상 초유의 '고의 보크' 후 세이브
  • 뉴시스
  • 승인 2019.06.1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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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컵스전에서 고의로 보크 저질러 2루 주자 3루로 보내
 LA 다저스의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이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5-3으로 앞선 9회초 등판, 세이브를 수확한 뒤 기뻐하고 있다.

고의 4구, 고의 낙구는 야구에서 전략적으로 이용한다. 하지만 '고의 보크'라는 단어는 생소하다.

그런데 메이저리그(MLB)에서 고의 보크가 나왔다. 이를 시도한 주인공은 LA 다저스의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32)이다.

일반적으로 투수들은 2루 주자를 3루로 보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단타에도 점수를 내주기 더 쉽고, 자칫 폭투를 저질렀다가는 실점한다. 그러나 잰슨은 자신의 등 뒤에 있는 주자를 더 불편하게 여겼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6일(한국시간) "고의 보크를 본 적이 있는가"라며 15일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경기에서 잰슨의 '도박'에 주목했다. 

잰슨은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컵스와의 경기에서 다저스가 5-3으로 앞선 9회초 팀의 리드를 지키기 위해 등판했다.

카를로스 곤잘레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잰슨은 제이슨 헤이워드의 내야 땅볼 때 다저스 1루수 맷 비티가 실책을 저질러 헤이워드를 2루까지 보냈다.

잰슨은 후속타자 데이비드 보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보트를 상대하는 동안 잰슨은 2루 주자 헤이워드를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2사 2루 상황에서 컵스의 빅터 카라티니가 타석에 들어왔다. 잰슨은 다저스 내야진을 향해 "보크를 하겠다"고 고함을 지른 뒤 투구 동작을 취했고, 오른 발을 쿵쿵 굴렸다.  

심판진이 보크를 선언하기도 전에 잰슨은 2루 주자 헤이워드에게 손가락으로 3루로 가라는 손짓을 했다. 심판이 보크를 선언하면서 헤이워드는 3루로 향했다.

희귀한 장면이다. '야후 스포츠'도 "메이저리그에서 고의 4구는 대개 전략으로 사용된다. 위협적인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고, 1루가 비어있다면 '프리 패스'를 주는 것은 종종 이치에 맞는다"며 "고의 보크를 전략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진짜 희귀하다.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이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인지조차 기억할 수 없다"고 전했다.

잰슨은 자신이 고의로 보크를 저지른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잰슨이 상대가 사인을 훔치는 행위를 막기 위해 고의 보크를 했다고 분석했다. 

2루 주자는 상대 포수를 정면에서 보게 된다. 포수가 투수를 향해 내는 사인을 볼 수 있다.  

'야후 스포츠'는 "잰슨이 고의 보크를 한 이유는 명확해 보인다. 잰슨은 헤이워드가 사인을 보고 타자에 전달할 수 있는 2루에 서서 다음 투구에 대해 알려주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루 주자를 3루로 보낸 잰슨은 카라티니와의 승부에 집중했고, 삼진으로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20번째 세이브를 수확한 잰슨은 8년 연속 20세이브 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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