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시가 한중 합작 투자로 추진되는 스테인리스 냉연 공장에 대한 유치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중국 청산철강 그룹은 부산 미음산단에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짓겠다는 의향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
이 의향서에 따르면 칭산철강은 1,400억 원을 들여 올해 하반기 공장 착공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연간 6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준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원료부터 냉연설비까지 갖춘 청산강철이 국내에 생산공장을 만들면 국내 스테인리스강 냉연제조업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에 합작 투자를 승인했던 부산시가 결정을 유보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세계 1위 스테인리스강 제조사인 칭산철강의 부산 투자유치는 중국·인도네시아산 소재를 가공한 냉연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수출되면서 EU와 미국 등 한국 수출 쿼터를 소모하게 될 것이고, 관련 분야의 수많은 노동자가 실직으로 생계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제지해 달라고 호소해왔다.
부산시의 이 같은 결정에, 자치단체가 투자 보류를 주장하는 것은 국내 경제 상황을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산철강과 국내 제조사 길산그룹의 합작사인 GTS 측 관계자는 “국외 자본 때문에 국내 철강산업이 잠식되고, 싸구려 철강이 도입될 것이라는 업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GTS의 규모가 시장을 좌지우지할 규모가 되지 않는 데다, 다루는 제품은 첨단 스테인리스 냉연제품에 한정되어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 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철강업계의 주장만 수용 한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결정된 투자 협약을 지켜 한국 경제 체제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시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부산 진출로 가격 경쟁이 발생하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간 국내 업체에서 스테인리스강 공급을 받았던 한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액 3000억 원에 영업이익이 9억 원뿐이었다. 다른 중소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에서 이들을 살리기 위해 투자유치 결정은 불가피했다"며 "투자 백지화가 아닌 유치보류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