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투자협약 어기고 스테인리스 냉연 공장 유치보류
부산시, 투자협약 어기고 스테인리스 냉연 공장 유치보류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6.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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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시가 한중 합작 투자로 추진되는 스테인리스 냉연 공장에 대한 유치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중국 청산철강 그룹은 부산 미음산단에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짓겠다는 의향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

이 의향서에 따르면 칭산철강은 1,400억 원을 들여 올해 하반기 공장 착공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연간 60t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준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원료부터 냉연설비까지 갖춘 청산강철이 국내에 생산공장을 만들면 국내 스테인리스강 냉연제조업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에 합작 투자를 승인했던 부산시가 결정을 유보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세계 1위 스테인리스강 제조사인 칭산철강의 부산 투자유치는 중국·인도네시아산 소재를 가공한 냉연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수출되면서 EU와 미국 등 한국 수출 쿼터를 소모하게 될 것이고, 관련 분야의 수많은 노동자가 실직으로 생계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제지해 달라고 호소해왔다.

부산시의 이 같은 결정에자치단체가 투자 보류를 주장하는 것은 국내 경제 상황을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산철강과 국내 제조사 길산그룹의 합작사인 GTS 측 관계자는 국외 자본 때문에 국내 철강산업이 잠식되고, 싸구려 철강이 도입될 것이라는 업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GTS의 규모가 시장을 좌지우지할 규모가 되지 않는 데다, 다루는 제품은 첨단 스테인리스 냉연제품에 한정되어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철강업계의 주장만 수용 한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결정된 투자 협약을 지켜 한국 경제 체제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시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부산 진출로 가격 경쟁이 발생하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간 국내 업체에서 스테인리스강 공급을 받았던 한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액 3000억 원에 영업이익이 9억 원뿐이었다다른 중소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에서 이들을 살리기 위해 투자유치 결정은 불가피했다""투자 백지화가 아닌 유치보류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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