掛 牛 頭 賣 馬 肉 (괘우두매마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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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6.21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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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머리를 내걸고 말고기를 팔다

제나라 영공은 여자들에게 남자 옷 입히기를 좋아하여 궁에 있는 모든 비번 궁녀들에게 남장을 시켰다. 얼마 안 가 여자들의 남장이 온 나라에 유행했다. 그러자 영공은 풍속을 어지럽힌다고 화를 내며 관리들에게 엄명을 내렸다.

"남장을 하는 여자는 예외 없이 의복과 허리띠를 찢어 버려라." 이렇게 엄하게 처벌했지만 남장하는 유행은 그치지 않았다.

어느 날 영공은 안영을 불러 말했다. "내가 엄중한 조치를 내렸지만 왜 남장하는 유행이 그치지 않는 것일까?"

안영이 대답했다. "혹시 군주께서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정육점에서 문 앞에는 쇠머리를 내걸고 사실은 말고기를 팔았다고 합니다. 궁중에서는 남장을 하게 하면서 사람들에게는 흉내 내지 못하도록 한다면 쇠머리를 내걸고 말고기를 파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어떻게 금지할 수 있겠습니까? 백성들이 흉내내지 않도록 하려거든 먼저 위에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영공은 안영의 말대로 했다. 과연 한 달 뒤에는 남장하는 풍조가 사라졌다.

掛 牛 頭 賣 馬 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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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룻대가 바르지 않으면 들보가 굽는다는 말이 있다. 중심이 바로잡혀야 지엽적인 것들도 반듯하다는 말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가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나타내 보이려고 대중과 차별된 문화를 가지려고 한다. 이런 상류 문화는 금세 온 사회에 파급된다. 민주 사회라고 하는 현대에도 정치 지도자들이나 연예인들과 같이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기호가 그대로 한 사회에 유행한다. 그러므로 공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 남을 지도하는 위치에 있는사람들은 자신의 행위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 우화는 특히 정치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교훈을 준다. 행정 명령이나 법과 같은 강제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정치 지도자가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이다. 통치자인 그대가 바르다면 누가 바르지 않겠는가?라고 한 공자의 말은 이런 이치를 말한 것이다.

'양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팔다'라는 말로 더 잘 알려진 '쇠머리를 내걸고 말고기를 팔다'라는 말은 주로 겉으로는 훌륭하게 내세우나 속은 변변치 않은 것, 또는 겉 다르고 속 다른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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