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감정의 혼란ㆍ슈테판 츠바이크, 나무의 말이 좋아서ㆍ김준태, 나무늘보 널 만난 건 행운이야ㆍ앨리슨 데이비스
[새 책]감정의 혼란ㆍ슈테판 츠바이크, 나무의 말이 좋아서ㆍ김준태, 나무늘보 널 만난 건 행운이야ㆍ앨리슨 데이비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6.24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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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혼란』은 세계 3대 평전 작가이자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독일의 대문호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이다. 이 책은 억제할 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 찬 인물들의 강렬한 욕망을 다룬다. 주인공은 갓 스무 살이 된 아름다운 미청년 롤란트와 그의 스승이자 ‘당대 최고의 지성’인 대학교수, 그리고 교수의 젊은 부인이다. 은퇴를 앞둔 노학자 롤란트가 평생 동안 숨겨왔던 비밀을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막 대학생이 된 주인공 롤란트는 마법 같은 첫 셰익스피어 강의를 듣고 문학과 시, 예술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홀린 듯 빠져든다. 압도적인 힘으로 단번에 롤란트를 매혹시킨 사람은 사십대 중반의 지적인 영문학 교수. 교수와 마주한 첫 순간의 강렬한 느낌과 뜨거운 감정으로 인해 롤란트는 그를 열렬히 숭배하게 되고,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그의 집에 하숙생으로 들어간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심미적 체험을 통해 열렬히 정신적 세계를 갈망하게 된 롤란트. 하지만 때때로 거리를 두며 냉정해지는 교수의 알 수 없는 태도 때문에 그는 설명하기 어려운 아픔과 혼란을 느끼며, 동시에 교수에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게다가, 젊은 교수 부인과의 우연한 사건 때문에 세 사람의 관계는 예상치 못한 미궁속으로 빠져든다. 청춘의 섬세한 감수성과 지성 세계를 향한 열망, 치기어린 방황과 제어되지 않는 사랑의 감정이 츠바이크 특유의 손에 잡힐 듯한 심리묘사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인생에 단 한번 뿐인 열병과도 같은 경험이 한 개인의 삶에 영원히 새겨지게 되는, 금지된 어떤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216쪽, 녹색광선, 17,500원

 

△『나무의 말이 좋아서』는 숲과 나무의 삶의 방식과 원리를 역사적ㆍ철학적ㆍ생태학적ㆍ문화적 관점에서 담아낸 포레스트 에세이다. 저자는 30여 년간 교사이자 교육연구사, 장학사, 장학관 등을 거쳐 현재는 충남과학고등학교 교장인 김준태 작가로 생태융합과 생명철학을 공부하는 탐구자이자 교육자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무엇이 의미 있는 삶인가’를 고민하는 시대에, 자연의 오랜 지혜가 살아 있는 숲과 나무의 철학을 전한다. 무채색 단조를 벗고 살갗을 트며 꽃을 피우는 봄, 서걱서걱 소리를 내며 잎사귀로 하늘을 채우는 여름, 단풍으로 이별을 알리고 열매로 미래를 여는 가을, 배려와 존중으로 가지를 뻗어 숲을 사랑장으로 만드는 겨울까지. 공존과 나눔, 포용 등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존재로서 오랜 시간을 우리와 함께해온 나무를 통해 뻗은 사유의 가지를 사계절 12달의 변화로 풀어냈다. 다양한 시와 노래로 버무린 문학적 감성, 특유의 관찰력과 풍부한 자료, 인간과 자연에 대한 심도 깊은 통찰이 더해진 우리 숲 안내서. 이제 나무의 말에 귀 기울이며 떠나는 경이로운 숲 세계로의 여정이 시작된다. 224쪽, 김영사, 13,800원

 

△『나무늘보 널 만난 건 행운이야』는 사랑스러운 나무늘보가 들려주는 말과 그림으로 가득하다. 영국 전역의 대학에서 교수와 학생,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교수법과 학습에 이야기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워크숍을 열고 있는앨리슨 데이비스의 신작이다. ‘나무늘보’ 하면 나무 위에서 느긋하게 잠을 자고, 쉬고 또 쉬는 모습이 떠오른다.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나무 위 높은 곳에 누워 숲속 경치를 즐기고, 바삭한 나뭇잎을 천천히 씹으면서 그 맛을 음미한다. 앞만 보며 스스로를 소진시키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나무늘보가 살아가는 방식은 몹시도 낯설게 느껴진다. ‘빨리빨리’에 길들여진 우리는 오늘도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고, 넘치는 일로 머릿속이 복잡해야 발전하는 거라고 착각하며 산다. 한꺼번에 많은 일을 처리하려고 아등바등한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걸까? 그래서 과연 행복하긴 한 걸까? 나무늘보는 느긋하게 삶을 향유하는 넘치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재능을 사랑하고 발휘하며 자기를 안아주고 위로할 줄 안다. 높은 곳에서 세상을 보며 매 순간마다 삶의 기쁨을 찾고, 자기 털 속에 있는 작은 생물들에게 관대한 사랑을 실천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알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자신을 닦달하고 몰아세우는 당신이, 얽히고설킨 관계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당신이, 아무것도 아닌 ‘나’에 대한 고민으로 괴로운 당신이 오늘 나무늘보를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다. 나무늘보를 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위로를 받고 나만의 속도로 살아갈 용기를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192쪽, 리드리드출판,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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