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망]서울 부동산 '보합권' 우세…"정책변수가 열쇠"
[하반기 전망]서울 부동산 '보합권' 우세…"정책변수가 열쇠"
  • 뉴시스
  • 승인 2019.07.0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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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시장 확장에 환경 제한적"
민간택지상한제, 집값 상승요인 차단 주목
공급부족·경기부양·금리인하 등 변수
21일 한국감정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격 지수' 자료에 따르면 4월 거래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대비 0.38%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이 지수는 실거래 가격만으로 가격 수준과 변동률을 나타낸 지표다. 원래 거래계약 신고가 모두 완료되는 시점(거래일로부터 60일) 이후 지수가 작성돼 2개월 이상 발표가 지체되지만 감정원은 적시성 보완을 위해 1개월 잠정지수를 생산 발표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도심권(종로·중·용산구)이 전달 대비 0.69% 하락했을 뿐 나머지 지역에서는 모두 상승 했다.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21일 한국감정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격 지수' 자료에 따르면 4월 거래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대비 0.38%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이 지수는 실거래 가격만으로 가격 수준과 변동률을 나타낸 지표다. 원래 거래계약 신고가 모두 완료되는 시점(거래일로부터 60일) 이후 지수가 작성돼 2개월 이상 발표가 지체되지만 감정원은 적시성 보완을 위해 1개월 잠정지수를 생산 발표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도심권(종로·중·용산구)이 전달 대비 0.69% 하락했을 뿐 나머지 지역에서는 모두 상승 했다.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전문가들은 강·약의 차이가 있지만 올해 하반기에도 서울 집값이 보합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정부가 지난 2년간 쏟아낸 각종 시장 규제는 칼날이 많이 무뎌졌다. 올해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위협요인이었던 금리는 오히려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이제 우군화가 됐다. 대출규제는 강력한 편이지만 시장에 1000조원이 넘는 부동자금이 갈곳을 모르고 떠돌고 있다. 보유세 변수도 올해 공시가격 확정으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충격이 시장에 다시 흡수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상황에 "현재로서는 마땅한 하방요인을 찾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놓는 전문가들이 많다. 

반면 정부는 추가 대책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집값 과열이 확산될 경우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규제속에서도 수요를 만들어내는 시장과 강력한 수요 억제에 골몰하는 정부간의 힘겨루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일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강보합)은 "서울 부동산시장이 주간 기준으로는 반등세지만 전년말 대비 6월까지 올해 상반기중 0.55%(서울 아파트 기준) 하락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거시경제가 불안한데다 여전히 심한 대출 규제가 시장을 옥죄고 아파트 전세가율 비율도 낮아 갭투자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강보합)도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평년보다 30% 이상 급감하는 등 거래위축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투기수요의 발현이 어려워 시장 확장에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강보합)도 "최근 한 달간 서울 일부지역 단지가 오름세를 나타내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면서 "뒤늦게 강북 등 후발지역들이 따라가는 형국이지만 정부가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탄력 받기가 힘들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분석가(강보합)도 "한두건 거래로 시장 전반이 바닥을 다지고 있지만 대세 상승세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며 "하반기 강동구 9000세대 이상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고점 돌파가 본격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양지영 양지영 R&C연구소장(약보합)도 "최근 집값 오름세는 다주택자 매물잠김으로 인한 매물 부족현상 때문에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보유세나 전세값 하락 등으로 부담은 갈수록 커질 것이기 때문에 갭투자 매물이 시장에 계속 늘고, 하반기 공급물량도 다시 늘어나 조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변수가 하반기 시장 방향의 키를 쥐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정부 정책을 꼽았다.

하지만 정부의 집값의 급격한 상승세를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한 만큼, 추가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입을 모았다. 권일 팀장은 "(보유세 기준일 이후) 시장은 다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 장세로 들어가면서, 급매물은 더욱 줄고 매물 회수가 나오면서 가격 떨어질 만한 불확실성은 사라졌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이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입 가능성을 언급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주목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의 상한선(표준건축비)을 매년 정해 놓고 이보다 높은 가격에 분양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현재 공공택지 분양에만 적용된다. 최근 1년내 주변단지보다 높은 가격에 분양할 수 없게 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보다 한층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최근 재건축 단지들이 준공후 분양 방식으로 정부의 분양가 통제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특단의 대책 도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사실상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을 막아 집값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효과다. 집값이 인근 분양 단지의 분양가를 밀어 올리고 이는 다시 주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고려되고 있다. 다만 정비사업의 추진 속도를 지연 시켜 수요 대비 공급 부족문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남권 공급부족, 총선 전 경기부양 등도 변수  

이 때문에 만성적인 공급 부족 문제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양지영 소장은 "강남권 진입 수요가 꾸준하다는 사실이 최근 한 달간 거래에서 확인됐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규제의 영향으로 집값이 상승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상승폭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절대적 공급 부족 외에 재건축 추진 지연과 새 아파트 선호현상, 매물 잠김 등 규제의 역설이 더욱 고착화되는 문제도 지적됐다. 함영진 랩장은 "강남권은 정비사업 조합원지위양도 제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실거주 요건 강화, 초과이익환수제도 등으로 시장 유통 매물 자체가 부족한 반면, 아파트 노후화에 따른 새 아파트에 대한 갈증도 커지고 있어 매도자 우위의 시장 상황을 지속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 부동산 시장을 두도한 강남권 공급부족에 대한 논란은 집값 전망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라는 점에서 과잉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위원은 "과거에도 강남 집값은 비쌌지만 지금처럼 공급 문제에 관심이 집중된 적은 없었고 공급이 늘면 지방 등까지 매수에 나서며 수요도 무한대로 늘 것"이라면서 "공급보다 수요의 합리적인 조절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도 주목되는 변수다. 

일반적으로 총선 전 각종 개발 사업을 통해 민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정책이 나오기 일쑤다. 

이미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와 수색역세권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강남권에서 추진되며 주변 주택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지난해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으로 서울 집값이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던 전력이 있어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권일 팀장은 "하반기에는 지자체 내에서도 재선을 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한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국지적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중앙정부에서도 개발을 억제하려는 묘한 정치적 기류가 생기면서 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금리 인하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수출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에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시장의 관측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금리 인하는 “부동산시장에 헬륨가스를 불어넣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큰 활성화요인다. 

박원갑 위원은 "거시경제 침체로 현금 부자 일부를 제외하면 일반의 주택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어 추격 메수세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출 규제에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가격)이 50%대에 머무르고 있어,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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