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무덤'?…깊어지는 '청약 양극화'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무덤'?…깊어지는 '청약 양극화'
  • 뉴시스
  • 승인 2019.07.0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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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 부동산 불확실성 가중 '옥석가리기'
파주 운정-화성-인천 검단신도시 미분양 속출

하반기 전국에 20만 가구 가까이 분양 물량이 쏟아질 예정인 가운데 수도권 분양시장에 '청약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인천 등 일부 단지가 청약 미달을 기록하는 등 수도권지역에서 청약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대거 나오면서 청약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청약 양극화가 확대될 전망이다.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 강력한 수요 억제 정책과 3기 신도시 공급 등 대규모 입주물량으로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도 이른바 '똘똘한 단지'에만 청약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한층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경기 수도권 지역에서 분양에 나선 아파트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3기 신도시 인근 파주 운정신도시를 비롯해 미분양관리지역인 화성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가 속출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역시 별반 차이가 없다. 

대우건설을 비롯해 중흥건설, 대방건설은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분양에 나서지만, 3개 단지 모두 1순위 청약이 미달됐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대우건설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는 전 타입에서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중흥건설의 '중흥S-클래스'는 5개 타입 중 59㎡B·84㎡B/84㎡C 등 3개 타입에서, 대방건설의 '운정 1차 대방노블랜드'는 7개 타입 중 84㎡B/84㎡C/107㎡A/109㎡B 등 4개 타입에서 1순위 청약 미달 사태를 겪었다. 

3개 단지 분양가는 인근 아파트보다 200~300만원 저렴한 3.3㎡당 1200만원으로 책정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착공 호재로 흥행을 예고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운정신도시와 인접하고, 서울과 더 가까운 고양 창릉지구가 3기 신도시에 포함되면서 청약 수요자들이 대기수요로 돌아서 1순위 청약마감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서희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에 분양한 ‘화성시청역 서희스타힐스 1,2,3단지’는 일반분양 686가구 모집에 552명이 신청했다.

2기 신도시인 인천 검단신도시 상황은 심각하다. 인천 검단 신도시에는 지난 5월 기준 7개 아파트 단지 8067채가 공급됐다. 이 중 1700가구 미분양이다. 앞으로 62개단지 6만6000여 가구가 추가공급을 앞두고 있어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인천 서구청은 지난 4일 국토부에 보낸 공문에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주택 수요자의 관심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며 "주민들로부터 지역 이미지 하락과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수도권 서북부지역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문제"라며 "미분양관리지역 제도가 오히려 새도시와 주변 지역 주택매수 심리 위축과 서울지역 과밀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검단신도시를 포함한 인천시 서구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인천 서구는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서구 지역을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일각에선 지역 실물경지가 침체되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아파트 실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사용할 때 투자가치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국토부가 지난달 기준으로 발표한 수도권 미분양 가구는 총 1만218가구로다. 전달(9445가구)보다 8.2%(773가구) 늘었다.

건설업계는 미분양 사태가 수도권 지역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부터 시작된 미분양 사태가 수도권을 옮겨 붙는 양상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미분양 사태를 막기 위한 중도금 무이자와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등 가능한 각종 혜택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침체에서 당분간 수도권에서 미분양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은 교통과 입지 조건에 따라 분양 성패가 좌우된다"며 "대출 규제와 신도시 발표로 수도권에서 입지 조건과 교통이 편리해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청약이 활발하고 나머지 지역에서 청약이 없는 청약 양극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교수는 "교통 여건이 좋지 않거나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수도권 지역에서는 미분양 가능성이 높다"며 "건설사 입장에서 미분양 해소를 위해 각종 혜택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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