墨 悲 絲 染 (먹을 가까이하면)
墨 悲 絲 染 (먹을 가까이하면)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7.0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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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墨子, BC 479년 ~ BC 381년)
묵자(墨子, BC 479년 ~ BC 381년)

묵자가 염색집 앞을 지나다가 염색공이 새하얀 명주실을 물감 통에 집어넣고 물들이는 것을 보았다. 한참 동안 그 모습을 골똘히 바라보던 묵자가 길게 탄식했다. "눈같이 흰 실도 파란 물에 집어넣으면 파랗게 물들고, 노란 물에 집어넣으면 노랗게 물드는구나, 물감에 따라 실의 빛깔도 달라질 뿐더러 다섯 번 물들이면 다섯 번이나 빛깔이 바뀐다. 그러니 염색할 때는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실을 물들이는 것만 조심할 것이아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실을 물들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묵자가 실을 물들이는 것을 보고 슬퍼했다'는 묵비사염이라는 말이 천자문에 나온다. 사람은 무엇에 영향을 받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착한 사람에게 감화를 받으면 착한 사람이 되고, 나쁜 사람에게 감화를 받으면 나쁜 사람이 된다. 그런 점에서 정치든 교육이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한 사회에서 태어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성장하기까지는 그 사람이 태어나 자란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에서 환경결정론은 아직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맹자를 잘 기르기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자 어머니와 자식을 명문 학교에 보내려고 이른바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려는 오늘날 어머니들의 교육철학이 같은지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환경을 중요하게 여기는 점에서는 같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에는 정치 목적이 있는 만큼 공동체 구성원을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속담에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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