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 者 貴 美 者 賤 (못생긴 여자와 잘생긴 여자)
惡 者 貴 美 者 賤 (못생긴 여자와 잘생긴 여자)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7.17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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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는 전국 초기의 유명한 철학자이다. 한번은 그가 산 넘고 물 건너 멀리 송나라에 갔다가 날이 어두워져서 길가에 있는 한 여관에 묵었다. 여관 주인에게는 첩이 둘 있었는데, 한 사람은 잘생기고, 한 사람은 거칠고 시커먼 것이 못생겼다. 그러나 못생긴 여자는 고귀한 사람처럼 존중받았지만 잘생긴 여자는 멸시와 천대를 받았다.

양자는 그것을 한참이나 관찰하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중노미를 살며시 불러 그 까닭을 물어 보았다.

중노미는 그의 귀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잘 생긴 작은 마님은 자신이 정말 잘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도대체 어디가 그렇게 아름다운지를 모르겠어요. 저 못생긴 작은 마님은 자신이 아주 흉하게 생겼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디가 그렇게 흉한지 모르겠단 말씀입니다."

양자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이나 생각하고 나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 이제 분명해졌다. 좋은 일을 하면서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야말로 어디서든 환영을 받는구나."

양자
양자

▶ 잘생긴 여자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고, 못생긴 여자는 자신의 추함을 안다. 둘 다 자신의 처지를 안다. 그런데 왜 잘생긴 여자는 멸시 당하고 못생긴 여자는 존중을 받았을까? 잘생긴 여자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신하며 뽐냈기 때문에 오만하고 거들먹거리는 성격이 아름다움을 감쇄했다. 못생긴 여자는 자신이 못생겼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겸손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하여 추한 외모가 문제되지 않았다.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자신의 재능을 과신하여 남의 비평이나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뛰어난 재능이 오히려 남에게 배척당한다. 재능이 모자라더라도 겸허하게 남의 견해를 받아들이고 남을 존중하면 남에게 존중을 받는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나 중요성을 의식하여 필요 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하면 도리어 허세가 된다. 참으로 훌륭한 일은 자신이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것이다. 정말로 남을 도우려면 남이 도움을 받는지 모르게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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