卞 莊 刾 虎 (변장자가 호랑이를 잡은 방법)
卞 莊 刾 虎 (변장자가 호랑이를 잡은 방법)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7.19 0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마천(BC 145 ? ~ BC 86 ?) 사마천의 ‘사기’ 권70 장의열전(張儀列傳)에는변장자(卞莊子)의 계략을 써서 한(韓)나라와 위나라를 모두 장악한 진나라 혜왕(惠王, 기원전 325~312년 재위)의 고사가 나온다.
사마천(BC 145 ? ~ BC 86 ?) 사마천의 ‘사기’ 권70 장의열전(張儀列傳)에는변장자(卞莊子)의 계략을 써서 한(韓)나라와 위나라를 모두 장악한 진나라 혜왕(惠王, 기원전 325~312년 재위)의 고사가 나온다.

어떤 곳에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 소를 잡아먹고 사람들을 해치곤 하여 큰 걱정거리가 되었다. 그래서 변장자가 호랑이를 찔러 죽이려고 했다. 객주집 중 노미가 그를 말렸다. "호랑이 두 마리가 막 소를 잡아먹으려고 합니다. 한창 배고픈 터라 서로 먹으려고 다툴 것입니다. 그러면 반드시 싸움이 날 것입니다. 두 마리가 싸우면 작은놈은 죽고, 큰놈도 반드시 상처를 입을 것입니다. 상처를 입고 기진맥진한 놈을 그때 찔러 죽이면 한꺼번에 호랑이를 두 마리나 잡았다는 명성을 얻을 것이 아닙니까?"

변장자가 그럴 듯하다고 여겨 가만히 기다렸다. 조금 있으니 과연 호랑이 두 마리가 소를 놓고 다투어 서로 으르렁대며 싸웠다. 한참 동안 싸운 끝에 작은놈은 죽고 큰놈도 상처를 입어 축 늘어져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때 변장자가 칼을 빼 들고 상처 입은 호랑이를 손쉽게 찔러 죽였다. 변장자는 한꺼번에 호랑이 두 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아무리 호랑이를 잘 잡는 용사라도 곧바로 호랑이를 상대하기는 위험하다. 더구나 호랑이가 두 마리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두 마리가 목숨을 걸고 싸워서 한 마리는 죽고 한 마리는 기진맥진한 상황이라면 힘들이지 않고 잡을 수 있다. 이처럼 상대방의 모순을 이용하고 적절한 기회를 선택하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 우화는 어부지리와 비슷한 구조지만 의도가 다르다. 어부지리는 서로 다투는 당사자를 겨냥하여 쌍방이 서로 다투면 엉뚱한 사람이 이익을 얻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같은 사람끼리 다투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우화는 양자의 모순을 이용하는 재삼자를 겨냥한 것으로 상대방의 맹점을 파악하머 적절한 시기를 잘 선택하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