曾 參 殺 人 (증삼이 살인할 리가 없건만)
曾 參 殺 人 (증삼이 살인할 리가 없건만)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7.24 0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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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삼이 노나라의 비라는 곳에 살고 있었을 때 그곳에 사는 이름만 같은 다른 증삼이 사람을 죽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 말을 들은 이웃 사람이 급히 증삼의 어머니에게 달려가 알렸다. "큰일 났어요. 증삼이 사람을 죽였답니다."

창가에서 베를 짜고 있던 증삼의 어머니는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우리 아이는 사람을 죽이지 못한다오."

조금 있으려니 다른 이웃 사람이 또 달려와 말했다. "증삼이 사람을 죽였대요."

어머니는 여전히 믿지 않았다.

얼마 뒤 또 한 사람이 뛰어와 큰 소리로 말했다. "어서 가 보세요.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니까요."

증삼의 어머니는 몹시 놀라서 북을 놓고 허둥지둥 담을 넘어 달아났다.

▶ 증자로 높이 불리는 증삼은 공자의 후기 제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람으로, 『효경孝經』과 『대학』을 엮어서 그의 학문을 공자의 손자인 자사에게 이어주었다고 한다. 증삼에게는 효도와 관련한 많은 일화가 전해져 오는데 그 가운데 하나를 소개한다. 증삼이 하루는 나무하러 간 사이에 갑자기 손님이 찾아왔다. 그러자 증삼의 어머니가 왼손으로 팔뚝을 쥐어뜯었다. 그랬더니 증자가 곧 달려와서 갑자기 자기 팔뚝이 아픈데 무엇때문이냐고 물었다. 어머니는 집에 손님이 찾아와서 팔뚝을 쥐어뜯어서 불렀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어머니와 자식의 마음이 잘 통했다고 한다.

효성이 지극하기로 표본이 되는 증삼이니 살인을 할 리는 만무하고, 어머니만큼 자식을 잘 알고 믿는 사람이 없으니 증삼의 어머니는 증삼을 완전히 믿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어머니조차 세 사람이나 잇달아서 증삼이 살인을 했다고 하니 그 말을 믿었다. 그러니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사회의 기구나 조직에서 헐뜯는 말이나 근거 없는 조작과 모함이 얼마나 쉽게 먹혀들지는 들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증삼살인이라는 말은 뜬소문이 무섭다는 뜻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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