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방학 맞아 아이들과 함께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미술관 나들이는 어떨까? 수원화성에 맞닿아 있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정조가 꿈꾼 이상향의 도시 수원과 수원화성을 주제로 한 전시 <셩 : 판타스틱 시티>가 열린다. 역사와 현대미술이라는 이 흥미로운 전시에는 민정기, 서용선, 안상수, 이이남, 최선 등 10인의 작가가 회화, 설치, 사진, 미디어 등 22점의 신작을 내놓았다.

수원화성은 18세기 조선사회의 상업적 번영과 급속한 사회 변화 그리고 기술의 발달을 모두 담아내고 있는 건축물로 그 특별한 아름다움이 인정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 전시는 수원화성과 이를 지휘한 정조의 혁신성을 동시대 작가들의 눈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전시 제목인 ‘셩’은 적의 습격에 대비해 구축한 방어시설인 ‘성(城)’과 정조의 이름 ‘셩/성(祘)’을 뜻하는 중의적인 표현이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는데 1부는 왕릉의 도입부인 진입공간으로 수원화성에 담긴 이념에 주목했다. 이 섹션에서는 민정기의 <봉수당을 복원하다>, <서장대에서 본 광교산> 등 지역에 얽힌 이야기를 작가의 시점에서 재구성한 작품을 비롯해 인간 정조의 삶에 주목한 서용선의 <화성 팔달문>, <정조와 화성축성>등이 전시된다.

2부에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등용하고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는 등 개혁군주였던 정조와 그의 죽음 뒤 모습을 살펴본다. 최선 작가는 침대 시트로 수원 팔달산의 형상을 만든 <침대성>을 통해 인간의 실존과 숭고함에 대해 질문하며 김도희 작가는 붉고 누런 흙을 전시장 안에 쌓아올려 은폐와 엄폐, 현실과 비현실, 삶과 죽음을 표현한다.

마지막 3부는 정조의 이상향과 지향점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게 했다. 미디어 작가 이이남은 <다시 태어나는 빛>에서 수원화성의 과거와 현대, 미래의 가능성을 내다보며 김성배 작가는 7.5미터의 흰 원형 선반에 먹물로 흑백현상을 표현한 <셩_온새미로>를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현대미술작가들의 눈을 통해 수원화성과 정조를 만나봤다면 미술관에서 나와 직접 수원화성을 둘러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한여름 뙤약볕에 야외 나들이가 부담스럽다면 8월 9일부터 8월 11일까지 3일 동안 야간에 펼쳐지는 <수원 문화재 야행> 기간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여름 축제 기간 동안 미술관을 비롯해 수원화성 및 화성행궁 등 문화재를 야간에 관람할 수 있다. 미술관 개관시간은 밤 10시(입장마감 9시)까지, 다른 문화재는 11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이 기간동안 화성행궁 내에는 미디어아트와 미디어 파사드 기획전이 열리며 화성 행궁 일원에는 지등, 진찬연등, 단청등, 야행초롱 등을 설치해 한여름 밤을 밝힌다.

또한 지역 예술인과 함께하는 ‘예술장터’, ‘행궁동 야간공방’, 수원 화성의 야경을 헬륨기구를 타고 내려다볼 수 있는 ‘플라잉수원’ 등 다양한 즐길거리와 ‘심야식당ㆍ카페’, ‘청년 푸드트럭’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

축제 일정 및 세부 프로그램은 수원문화재야행 홈페이지 (https://www.swc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정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