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심장이식, 생명 유지 아닌 ‘치료’ 가능성 열려
인공심장이식, 생명 유지 아닌 ‘치료’ 가능성 열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8.08.0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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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국내 첫 청소년 체내 인공심장이식술 성공
LVAD 이식수술을 시행받은 1세 영아

6일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박영환·신유림 교수와 소아심장과 정조원·정세용 교수는 좌심실 보조장치(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LVAD)’ 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입원한 1세 영아와 여중생 환자 2명은 LVAD 수술 후 건강을 회복, 현재는 퇴원한 상태다.

1세 영아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호흡이 거의 없는 상태로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로 긴급 후송되었다. 후송 당시 좌심실 기능이 정상 수준의 5% 이하로 떨어져 매우 위중한 상태로 심장과 폐 기능을 대체할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 없이는 호흡이 어려울 정도였다.

심장혈관외과 박영환교수와 소아심장과 정조원 교수는 지난 18일 체외 LVAD 이식수술을 시행했다. 이 수술 후, 1세 영아는 심장 기능이 상승하면서 몸이 붓는 증상이 사라졌다. 또래와 같이 걸음마를 시작하는 등 정상적 발달과정을 거치고, 소화 기능도 회복되어 입원 시 6.5이던 체중도 9까지 늘었다.

빠르게 심장 기능을 회복되어 6월 말 보조장치를 모두 제거했으며 지난 7월에 장치의 도움 없이 스스로 호흡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건강하게 퇴원하였다.

수술을 집도한 박영환 교수는 “LVAD 성공적 수술과 맞춤형 약물치료, 적극적인 간호가 뒷받침이 되어 좋은 예후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조원 교수도 앞으로 주기적인 검진과 약물치료 병행으로 심장 이식 없이 정상적인 신체 발달과 일상생활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향후 치료 목표다고 전했다.

 

또한 심장혈관외과 신유림 교수와 소아심장과 정세용 교수는 국내 최초로 여중생 환자 체내에 LVAD를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최초로 청소년 체내에 LVAD 이식수술이 성공하면서 청소년 인공심장이식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되었다는 평이다.

성인 환자는 몸 속 공간이 충분해 LVAD를 몸 안으로 넣고, 몸 밖에 휴대폰 크기의 동력 조절장치를 차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은 몸 속 공간이 부족해 좌심실의 심장혈관(대동맥)을 몸 밖에 있는 LVAD 장치와 튜브로 연결해야 했다.

신유림 교수는 체구가 작아 협소한 심장과 그 주변장기 사이에 LVAD 기구를 삽입하기 어려웠으나, 다행히 세밀한 내부 장기 구조 분석과 수술계획으로 청소년 환자에 대한 LVAD 이식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세용 교수도 청소년 환자가 휴대용 LVAD 이식을 통해 질병 치료와 일상생활을 병행함으로써 정상적인 신체 발달과 심리적 안정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혈액순환 저하로 폐··콩팥 등 각종 장기가 기능을 잃으면서 사망에 이르는 중증 심장질환으로 현재까지는 심장 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LVAD는 그동안 심장 이식 전까지 임시로 생명을 연장 시켜주는 수단에 머물렀지만, 세 건의 사례를 통해 심장 기능의 회복을 촉진 시켜 정상생활로 복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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